삼성 멕시코 TV공장 17일까지
LG 폴란드 가전공장 27일까지
현대·기아차는 중단 잇단 연장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중남미·유럽 생산기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규로 셧다운(일시적 가동 중단)되거나 조업 중단을 연장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전자 멕시코 TV공장과 LG전자 폴란드 가전 공장은 신규 가동 중단 결정을 내렸고, 현대차 브라질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당초 계획한 조업 재개 시점을 일제히 연기했다. 이들 기업의 현지 생산공장은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 공략 교두보여서 공급체인 붕괴에 따른 피해가 가중될 전망이다.
10일 멕시코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티후아나 TV공장은 부활절 휴가인 10일을 포함해 17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현지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의 멕시코 티후아나 TV공장은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다. 이곳에서 생산된 TV 80%(매출 기준)가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된다. 삼성전자의 작년 북미 TV시장 점유율은 41.6%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티후아나 TV공장은 작년 삼성전자 TV 전체 생산량(약 4039만대)의 20% 이상을 담당했다.
현지에선 조업중단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멕시코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 티후아나 TV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부 협력사 공장들이 주(州) 노동부 지침에 따라 지난 8일부터 30일까지 강제 폐쇄조치를 당한 상태”라며 “조업을 재개한다 해도 부품공급 차질로 정상 가동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 멕시코 산후안 델리오 자동차 부품 공장도 지난 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문을 닫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경우, 폴란드 브로츠와프 가전공장(냉장고·세탁기)이 13일부터 2주간 셧다운에 들어간다.
현대·기아자동차 해외공장은 속속 셧다운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멕시코와 브라질로 이어진 가동 중단 연장은 유럽까지 확산할 조짐이다. 현대차는 브라질 공장을,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의 가동을 오는 24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예정이었던 부활절 휴가(10일)를 포함한 9일까지의 셧다운 기간을 보름이나 늘린 것이다. 천예선·정찬수·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