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7800만㏊의 경작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정도의 경작이 가능한 지역은 어디일까? 이미 인도와 중국은 자국의 인구를 감당할 정도의 식량 생산을 못하는 상황이고, 러시아도 기후나 토질 등의 측면에 있어서 이정도의 식량 생산량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브라질이 앞으로 중요한 전 세계 식량 공급지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브라질 농업 연구기관인 엠브라파(Embrap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73년 총 4600만㏊의 경작지에서 총 4800만t의 곡물을 수확한 데 비해 2005년에는 동일한 면적에서 2.5배나 많은 곡물을 수확했고, 2050년 브라질의 곡물 생산량은 무려 10억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 동안 브라질 농작물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했던 요소는 바로 물류였다. 자주 언급되는 ‘브라질 비용(Brazil Cost)’에는 복잡한 세무, 노무, 관료주의 등이 있지만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브라질은 철도망이 빈약해 약 70%의 물류는 트럭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내에서의 물류 비용은 다른 국가보다 더 비싸다. 더구나 브라질 최대의 수출품인 농작물은 수확과 동시에 수출을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농작물 산지가 브라질 내륙에 있다. 물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제 값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브라질 정부도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약 650억달러 규모의 물류 인프라 투자계획를 발표해 도로 2625㎞, 철도 1만1000㎞를 확충하고,항구와 공항을 현대화해 효율적인 물류 운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를 하고 있다.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분야는 철도 투자다. 기존의 철도가 내륙의 곡물을 곡물 최대 운송항인 상파울루 인근의 산토스까지 운송하는 역할이었다면, 지금은 내륙의 곡물을 브라질 북부의 벨렝까지 철도로 운송해, 아마존 강을 통해 바로 대서양으로 나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또 브라질 정부는 자신 소유의 철도망이 없어도 철도망을 임대해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철도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철도 산업은 브라질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곡물 메이저 업체가 뛰어들고 있어서 조만간 한바탕 대회전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이다.
브라질 대형 건설 기업인 까마르고 코헤아는 철도 프로젝트 검토를 위해 중국철도건설총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철도 공동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외국계 은행의 투자까지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ABCD로 일컬어지는 곡물 메이저 업체들도 최근 철도 사업을 검토하기위해 공동으로 투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브라질 대형 건설 기업인 오아에스도 최근에 코트라를 방문해 철도 사업에 참여하고 싶으니 철도 운영에 노하우가 있는 한국 기업과 협력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동안 브라질 물류가 도로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철도의 비중이 높아질 것 같다. 브라질로서도 곡물의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철도에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바야흐로 브라질 물류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