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회견 통해 “모든 준비 되어 있다” 강조

CDC 지역 확산 불가피 우려 속 불안감 감소 노력

뉴욕증시 하락 등 경제 성과 훼손 막기 위한 조치

한국 등 입국 제한 조치 보류한 것도 그 일환 분석

코로나19 공포 차단 나선 트럼프…과도한 불안감은 경제에도 재선에도 걸림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차원의 대응히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은 불필요한 공포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가 얼어붙고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라나19와 관련해 초기에 취한 적극적인 조치가 유효했으며,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모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면서 지역 확산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으며, 같은 날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맹비난한 상태였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8년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대응과 관련한 조정 지위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제외하는 등 보건이나 방역 관련 예산을 줄여왔다.

이런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은 60명에 이른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관련해서도 일본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중에서 나온 환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총괄 책임자로 지명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매일같이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행정부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한 과도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나선 것은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에 대한 우려가 최근 주가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본인의 2020년 재선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후 경제를 최대 업적이라고 자랑하고 주가 상승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아왔지만,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에 따라 뉴욕증시 주가가 닷세 연속 하락했다. 유가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세계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는 여전히 건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CNN이나 CNBC방송 등의 언론이 불안감을 부추긴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등에 대한 여행 및 입국제한 조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지만, 한국을 향하는 항공편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델타항공은 한시적으로 한국을 향하는 비행 편수를 축소하기로 했다. 기존 1주일 28편에서 15편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하와이안항공도 다음달 2일부터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영 아에로플로트와 자회사인 아브로라 항공사를 제외한 다른 항공사들의 한국 한공편을 중단하기로 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에선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에서 직항으로 도착하는 승객도 체온을 측정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