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보행자 감지센서’ 설치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지킴이’ 등

성동·양천구, 교통·안전·복지 접목

생활현장 속 시민체감효과 가시화

# 1 성동구 행당동에 사는 중학생 A군은 학원을 가기 위해 항상 건너던 횡단보도가 작년에 ‘스마트 횡단보도’로 바뀐 뒤로 길을 건널 때 좀 더 안심이 든다. 밤에는 집중 조명이 횡단보도 전체를 환하게 밝혀주고, 빨간 불일 때 실수로 보도 경계선을 넘어가면 ‘위험하오니 안전선 뒤로 물러나 주세요’라는 안내음성도 나온다.

#2. 양천구 목동5단지에 사는 B씨는 몸이 불편해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차를 대야하지만 비장애인 차량이 불법 주차돼 있어 번번이 실해하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주차 감지센서 등으로 이뤄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지킴이’가 설치된 뒤로 사정이 나아졌다. 이 시스템은 비장애인 차량이 들어서면 ‘장애인 주차구역입니다. 다른 구역으로 이동주차 하여 주세요’라는 음성 안내와 함께 경광등이 켜진다.

서울시가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로 교통, 안전, 복지 등 생활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시티 특구’를 성동구와 양천구에 지정한 지 1년, 시민 체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동구에서 보행량이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횡단보도 14곳에 ‘스마트 횡단보도’를 구축한 결과 차량 정지선 위반이 7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청과 무학여고 앞 등 2곳에서 스마트 횡단보도 설치 전 2만4430건(2019년 9월1~15일)이던 위반 건수가 설치 뒤 7211건(2019년10월16~31일)으로 70.5% 급감했다.

스마트 횡단보도는 일명 ‘스몸비’(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로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족에게 유리하다. 움직임 감지 센서로 보행자가 빨간 불일 때 차도에 접근하면 경고 음성이 나온다. 녹색 불일 때에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좌우를 살피세요’라고 친절히 안내한다.

LED 조명은 야간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는다. 차량이 정지선을 지키지 않거나 속도를 위반하면 CCTV 분석 기술로 위반 차량 번호 일부와 사진을 보여줘 정지선에서 물러서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

양천구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지킴이’는 비 장애인 차량의 장애인 전용구역 주차 시도를 차단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월14일부터 30일까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80면을 측정한 결과 주차를 시도한 전체 차량(3628건) 중 3대 중 1대 꼴(28%, 1016건)로 출차했다. 이는 모두 비장애인 차량이었다. 비장애인이 차를 대려다 음성안내 계도를 듣고 차를 돌려 나간 것으로 풀이 된다.

이 지킴이는 목동5단지 아파트, 이마트 목동점, 신월문화체육센터, 양천문화회관 등 시설과 공용주차장 17곳, 모두 80면에 걸쳐 설치돼 있다.

이 밖에도 스마트시티 특구에선 ▷홀몸어르신 고독사 방지(양천구) ▷스스로 고장 유무를 관리하는 ‘맞춤형 스마트 보안등’(양천구) ▷자동차 도장업소의 대기오염방지시설 가동 여부를 감지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원격관리’(성동구) 등이 실증·상용화 단계다.

맞춤형 스마트 보안등 서비스는 등목3동, 신정2·4동, 신월2·4동에 2800개 설치됐다. 설치 전 1년 8개월 동안 고장 민원은 512건인 반면, 설치 뒤 1년 2개월 간 고장민원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는 올해 기존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서비스 2개를 시범 도입한다. LED 조명 등을 통해 운전자에겐 보행자를, 보행자에게는 차량이 있음을 알려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스마트 스쿨존’(성동구), 가로등에 전기충전기를 달아 전기 자전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가로등 활용 전기충전’(양천구) 등이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스마트시티란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시민이 일상생활을 하는 삶의 공간”이라며 “시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만족도 높은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성동구와 양천구와 협력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우수 사례는 널리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