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20 위기의 보험사④

日 손보사, 요양산업과 윈-윈 사례

저성장 탈출…수익·성장성 디딤돌

KB손보 등 잇단 ‘요양서비스’ 진출

고령화 쇼크 ‘보험이 흡수’…요양산업을 새로운 시장으로

고령화·저출산 그리고 저금리와 저성장은 보험산업에 치명적 도전이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경험한 일본 보험사들은 고령화를 겨냥한 요양사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 창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도 요양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대형 손보사인 손보재팬은 저성장 위기에 빠져 있던 지난 2012년 요양업계 9위사인 시더의 지분(34%)을 인수하며 처음 요양사업에 뛰어 들었다. 2015년과 2016년에 요양업계 6위와 3위인 와타미와 메시지를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는 매출규모로 요양업계 2위를 확보했다.

일본 최대 손보사인 도쿄해상도 자회사를 통해 11개의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미쓰이 스미토모(MS&AD) 보험그룹의 손보사인 MS&AD해상화재보험사도 자회사를 통해 시설요양 4곳, 방문요양 20곳을 운영한다. 동화손해보험사는 데이케어센터 4곳을 운영한다.

일본 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은 수익성·성장성 뿐만 아니라 보험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보험 고객 기반을 요양사업에 활용할 수 있고 요양사업을 다시 보험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65세 노인인구는 2020년 808만(15.7%), 2030년 1269만(24.3%)으로 예측된다. 저출산과 1인가구 증가로 일본과 마찬가지로 요양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요양 시장은 2010년 2조6000억원에서 2015년 6조2000억원으로 성장했고 올해 12조5000억원으로 연간 17.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는 삼성생명이 공익사업차원에서 삼성생명공익재단을 통해 지난 1999년 수원에 ‘노블카운티’라는 실버타운을 세웠다. 요양사업을 수익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KB손보가 처음이다.

KB손보는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지난해 서울 송파구 위례에 ‘위례 빌리지’라는 도심형 프리미엄 요양서비스를 선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요양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는 수요를 포착하면서, 지금 신청하면 5년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1차 사업 성공에 힘입어 KB손보는 서초구 우면동에 2차 사업 부지를 확보했고, 강북 지역에서 3차 사업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둘다 2021년에 개소할 예정이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