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입건 후 첫 포토라인 모습 드러내
유재수 감찰 무마 지시 여부 놓고 공방 예정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 여부가 26일 결정된다.
이날 10시 5분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한 조 전 장관은 “122일이다. 첫 강제 수사 후에 122일째다.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전방위적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고 했다.
이어 “혹독한 시간이었다. 검찰의 영장 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 오늘 법정에서 판사님께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 있으리라고 희망하고 그렇게 믿는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 중단 지시 했는지’와 ‘직권 남용 혐의 부인하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조 전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된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차례, 서울동부지검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비공개 출석했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법원 정문 우측 인도에는 조 전 장관 구속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00여명 규모로 오전부터 기자회견을 열었다.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찍부터 경찰 버스로 동부지법을 둘러싸고 울타리를 세웠다. 취재진은 조 전 장관이 출석하는 법정동 4번 출입구에서 8시께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조 전 장관 출석 직전에 지지자들은 “조국 수호 영장기각”을 외쳤다. 일부 시민은 경찰이 설치한 울타리 너머로 넘어가는 것을 거부하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이 모습을 드러내자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을 외는 고성이 뒤섞였다.
오후에는 동부구치소 정문 건너편에는 조 전 장관을 구속해야 한다는 시민 100여명과 조 전 장관 구속에 반대하는 시민 300명이 집회를 신고했다. 저녁에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규탄한다는 집회가 150여명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장관은 감찰 중단 결정을 내린 점은 인정하면서도 ‘정무적 판단’이라고 해명할 예정이다. 반면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등에게 감찰 중단을 지시한 행위 자체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한다.
조 전 장관의 영장심사는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후께 끝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서울동부지검 청사 혹은 바로 옆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기한다. 권 부장판사는 이날 밤 늦게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