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주요 관계사 사내·외 이사와 100회차 행복토크 진행
올초 약속한 ‘100회 만남’ 완주
복면가왕·보이는 라디오·저녁 번개까지 ‘형식 파괴’로도 주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구를 한 바퀴 만큼 돌고, 만명이 넘는 직원을 직접 만났다. 국내는 물론 미국 뉴욕과 새너제이,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 멀리 떨어진 구성원까지 직접 찾아 면대면 대화를 나눴다.
한 번 만날 때마다 평균 144분 동안 토론을 이끌었고, 227번 꼴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평균 주 2회, 때로는 장소를 옮겨가며 하루 세차례씩 강행군하며 그룹 최고 경영인의 격의 없는 소통 의지를 대내외에 각인시켰다.
최태원 SK 회장이 가열차게 진행해 온 ‘행복여정’이 18일로 마무리됐다. 올해 신년사에서 약속했던 ‘100회 행복토크’를 모두 채웠다.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찾아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300명 넘는 구성원들과 각본없는 소통을 나눴다.
19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주요 관계사 사내·외 이사들과 100회째 행복토크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4개 관계사 사내·외 이사 31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100회차 행복토크에서 “구성원들의 긍정적 에너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100번의 행복토크 매 순간이 인상적이었다”며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은 구성원 행복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의 ‘행복경영’ 지향점이 회사 구성원만의 행복이 아닌, 지속가능한 사회 안에서 구성원 행복을 추구하는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관련, 다른 기업과의 협력 방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최 회장은 “SK와 같은 고민을 하는 기업들이 함께 모여 변화를 이끌어간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더 빨리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최 회장은 “‘행복경영’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가시적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반 경영에서 하듯이 ‘측정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며 “구성원 행복과 관련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해서 우리 자원과 역량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투입할지 등을 결정하면 행복 증진의 효율성과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 회장의 ‘행복경영’은 그룹의 실절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SK는 그룹 경영철학과 실행원리를 집대성한 ‘SKMS(SK Management System)’에 경영의 궁극적 목적을 ‘구성원의 행복’으로 명시하는 것을 뼈대로 한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구성원들이 역량개발을 행복 증진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획한 그룹 교육 플랫폼 ‘SK 유니버시티(가칭)’가 내년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전날인 17일 ‘행복인사이더’ 특집으로 99회째 행복토크를 갖기도 했다. 이날 행복토크는 전 계열사 직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사내방송을 통해 생중계됐고, 생방송 중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실시간 의견을 주고받았다.
행복토크는 격식을 파괴한 진행방식과 최 회장의 진솔한 답변 등으로 올해 내내 화제를 모았다. ‘복면가왕’ 형식을 빌린 패널 토론도 큰 호응을 얻었고, 음식점·주점 등에서 하는 ‘번개 모임’ 형식의 야외 토크도 4차례 열렸다.
SK관계자는 “행복토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자발적으로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구성원들의 마음가짐 변화”라며 “내년에는 행복 경영을 본격화해 지속적으로 행복을 창출하는 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