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학생부 반영 어떻게 바뀌나

비교과활동 미반영, 2024학년도부터 적용

現 중2부터는 모든 전형에서 자소서 폐지

‘세특’ 중요도↑…학생부파·수능파 나눠질듯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며 불신을 키웠던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대폭 개선된다. 부모 배경, 고액 컨설팅 등 외부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2024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정규교육과정 외 비교과활동을 미반영하고 대리 작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는 자기소개서는 완전 폐지된다.

28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2~2023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올해 고1·중3부터 학생부 기재항목이 조금씩 줄어든다.

학생부의 ‘교과활동’에서는 방과후학교 수강·활동 내용이 빠진다. ‘종합의견’ 분량은 연간 1000자에서 500자로 절반 줄어든다.

비교과영역인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 활동·봉사활동·진로 활동)’도 축소된다. ‘자율활동’은 기재 분량이 연간 1000자에서 500자로 줄어든다. ‘동아리 활동’ 중 정규동아리가 아닌 자율동아리 활동은 1년에 1개씩 30자씩만 적을 수 있다. 청소년 단체활동은 단체명만 적게 되며, 동아리에서 한 소논문 활동은 기재가 금지된다.

‘봉사활동’에는 교내외 봉사 실적만 남고 특기사항은 빠진다. ‘진로활동’은 분량이 연간 1000자에서 700자로 준다. 진로 희망 분야는 학생부에 적을 수는 있지만, 대입 때는 대학에 제출하지 않는다.

‘교내 수상경력’은 학기당 1건씩 3년간 최대 6건만 기재할 수 있으며 대입에도 반영된다.

오는 2024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올해 중2부터는 정규교육과정 외의 모든 비교과 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사실상의 ‘비교과 폐지’다.

교과 활동에 적는 영재·발명 교육 실적, 동아리 활동에 적는 자율동아리 활동 내용, 교내 수상경력, 독서 활동이 모두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봉사활동의 경우 학교 교육 계획에 따라 교사가 지도한 봉사 실적은 대입에 반영된다. 그러나 개인 봉사활동 실적은 대입에서 빠진다.

교사추천서는 2022학년도부터 학종 등 모든 대입 전형에서 폐지된다.

자기소개서는 올해 고1·중3이 치르는 2022~2023학년도 대입 때는 폐지되진 않지만, 문항 및 글자 수가 축소된다. 현행 4개 문항 5000자에서 3개 문항 3100자로 줄어든다.

올해 중2 학생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소서도 모든 전형에서 전면 폐지된다.

교육부는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력이 학생부 생성 단계에서부터 개입돼 학종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며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교사가 학생의 학교생활을 직접 관찰·평가·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토록 함으로써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고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종은 내신등급의 위력이 절대적인 학생부교과전형과 다름이 없고 그동안 활성화했던 창의적 체험활동이 망가지면서 ‘문제풀이 수업시대’로 회귀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많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비록 정규교육과정외 비교과활동이 축소·폐지가 되더라도 ‘정규교육과정 내 비교과 영역’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세특)’,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생선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문제풀이 시대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규 교육과정 내 비교과 영역으로는 자율활동 특기사항, 정규 동아리 특기사항, 학교교육계획에 의한 봉사활동 실적, 진로활동 특기사항 등이 있다.

오히려 정규교육과정외 비교과 활동이 대입에 미반영되면 학생부의 세특이 매우 중요해지고 세특을 잘 기록하는 것이 학종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세특을 제대로 적으려면 발표·토론식 수업이 필요하고 과정중심의 평가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은 그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 수능 중심의 수업 운용을 주장하는 쪽과 학생중심수업, 과정중심 평가를 주장하는 쪽의 갈등이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

이만기 평가이사는 “학종에서 비교과가 축소되면 상대적으로 교과 내신의 비중은 더 커진다”며 “지역균형 선발이 확대되면 내신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교실이 내신파와 수능파로 나뉠 가능성이 크고 지역적으로 수도권과 대도시는 수능 중심으로, 지역은 내신 중심으로 입시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