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 스위첸’ 신혼 특공 경쟁률 195 대 1
다자녀 가구에게 좁은 59㎡도 13 대 1
“30·40 세대가 시장을 불안하게 보고 있는 것”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 청약시장의 열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이 현 정부 들어 최고수준인 200대 1에 육박하는 단지가 나왔고, 자녀가 여럿 있으면 살기 좁은 소형에도 다자녀 특별공급 청약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달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22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분양 중인 ‘이수 스위첸 포레힐즈’가 이날 특별공급 신청을 받은 결과 신혼부부 특별공급 7가구 분양에 1369명이 몰렸다. 경쟁률이 무려 195.6 대 1로 서울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는 현 정부 들어 최고 수준이다.
두 달 전 같은 지역에서 분양했던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의 경쟁률 89.6 대 1의 보다도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분양가구 수가 줄어든 것이 경쟁률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가 분양한 다자녀 특별공급 전용면적 59㎡ 3가구에는 39명이 지원해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역시 59㎡에 대한 다자녀 특별공급의 경쟁률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59㎡는 자녀가 여럿인 경우 비좁기 때문에 서울 유망지역이라도 미달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다자녀 특별공급은 더 넓은 면적을 배정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몇달 전까지도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수 스위첸 포레힐즈’와 같은 날 분양한 강동구의 ‘힐데스하임 올림픽파크’ 역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6가구 분양에 440명이 지원해 73.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니 재건축’이라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이 아파트는 총 89가구의 소규모 단지임에도 경쟁이 치열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는 자녀 1명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되는 것이 가능성이 낮아도 기대해볼만 했는데 이제는 자녀 2명이 커트라인이 됐으며, 경쟁률도 높아 그 중 대다수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하는 수요자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30·40대가 현재 시장 상황을 불안하게 보고,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상한제도 유예하고 신도시 등 주택 공급, 교통망 확충을 하겠다고 했음에도, 금리 인하 등 제반 경제 여건 등과 맞물려 시장 심리를 잡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한제 이달 말 시행되고 내달 초 적용지역이 선정된다고 해도, 실제 적용을 받아 분양하는 단지가 언제쯤 나오게 될 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이달초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내년 4월까지 상한제를 6개월 유예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상한제 적용 단지가 나올 수 없고, 내년 4월 이후에는 공급자들이 분양을 꺼리게 되면서 한동안 신규 분양이 씨가 마를 수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상한제를 시행했을 때도 정작 상한제가 본격화된 이후 1년 동안에는 분양한 단지가 거의 없었다. 올해부터 내년 4월까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 동안 청약 막차타기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