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거래량 상승 속
빌라·단독주택 가격 상승률은 더 가팔라
가격·역세권 강점 신혼부부 인기
전문가들 “낮은 환금성 등 주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예고에도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가 가격과 거래량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빌라(다세대·연립주택)와 단독주택(단독·다가구)에 대한 선호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 7월 서울 빌라와 단독주택 거래량은 각각 3589건, 934건으로 연초 대비(각각 2436건, 581건)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거래신고 기한(60일)을 감안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8790건으로, 전월(6927건)과 작년 같은 기간(7029건)과 비교해 각각 26%, 25% 가량 늘어난 수치다.
또한 매매가격 상승세만 따져보면 아파트보다 빌라와 단독주택이 더 가팔랐다.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연간 누적 매매가격 상승률은 0.22%에 머무른 반면 빌라의 경우 0.83%, 단독주택은 2.74%를 기록했다.
개별 빌라에서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2017년 준공한 서초구 서리풀 월드메르디앙 레브(총 40가구)의 전용면적 59.01㎡는 지난 5월 7억800만원이었는데, 비슷한 크기인 59.47㎡은 지난 8월 8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3개월여 만에 1억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이처럼 빌라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이유는 아파트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해서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은 신혼부부를 비롯해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찾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축 빌라의 경우 주차와 보안성 등 기존에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해소된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와 층간소음 방지 시공을 갖춘 빌라가 늘어나고 있고, 관리비 부담 역시 일반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단독주택은 실수요와 더불어 재개발 이슈가 맞물린 곳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연말까지 이러한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영직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빌라의 경우 저금리와 뉴타운 출구전략 등이 맞물리며 구축의 신축 전환이 많았다”며 “최근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까지 마감재가 들어가는 곳이 늘어났고, 서울 아파트의 높은 매매가격 부담이 일부 빌라에 대한 대체 매입으로 이어진 것도 있다”고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당분간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환금성 등 유의할 점도 있다는 지적이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빌라와 단독주택의 경우 급하게 이사를 가야 할 경우에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거래 전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