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반선 안에서 '생존 신호'

오늘밤 한국인 4명 구조 재개

사고 당시 일본 선박 근접 목격담도

현대글로비스 운반선 구조 작업에 '촉각'
미국 조지아주 해상에서 전도된 차량운반 '골든레이호'. 외교부는 8일 미국 해상에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운반선인 '골든레이호'가 전도된 사고와 관련해 한국민 4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미국 동부 해안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대형 자동차 운반선 안에 고립된 한국인 선원 4명의 생존 신호가 전해졌다는 소식에 구조 작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안전 문제 때문에 일시 중단된 생존자 수색 작업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6시30분(한국시간 9일 오후 7시30분)께 재개될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지 만 24시간 이상이 지난 상태다.

미 조지아주 지역 매체인 브런즈윅 뉴스와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해안경비대와 구조대는 8일(현지시간) 오후 6시13분께 선박 안쪽에서 누군가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에 구조대원들도 선체를 두드려 밖에서도 그들의 존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해안경비대 브런즈윅 본부의 저스틴 어윈 본부장은 밝혔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인 '골든레이'호가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구로부터 약 12.6㎞ 거리의 수심 11m 해상에서 갑자기 기울어진 것은 8일 새벽 1시30분(한국시간 8일 오후 2시30분)을 갓 넘겼을 때였다.

신고 접수로부터 한 시간 만인 오전 3시께 현장에 도착한 해안경비대는 헬기부터 소방호스까지 각종 장비를 총동원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필립스 밴더웨이트 연안경비대 중위는 선원들이 선박 이곳저곳을 통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일부는 헬기로 이송하고, 나머지는 소방호스 등을 이용해 아래에 대기 중인 구조선으로 옮겨 태웠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선원 24명 중에서 20명을 구조했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로 구조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구조된 한국인 선원 중 한명이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원 중 한명은 발목이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브런즈윅 소재 국제선원센터의 비키 웨스트 센터장은 전했다. 전체 구조자는 필리핀인이 13명이고, 한국인이 6명, 미국인 도선사가 1명이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사고 당시 항구 밖으로 나가던 골든레이호와 수로 안쪽으로 들어오던 일본 선박이 근접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레고리 로버츠라는 이름의 목격자는 브런즈윅 뉴스에 "그들은 서로 지나칠 준비가 돼 있었는데 일이 그렇게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배가 분명히 뒤집혔다"고 말했다.

안쪽으로 들어오던 선박은 무사히 수로를 통과했다고 로버츠는 전했다. 이 선박은 '에메랄드 에이스'호로 확인됐다고 브런즈윅 뉴스는 보도했다.

선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베슬 트래킹'(Vessel Tracking)에 따르면 에메랄드 에이스 호는 일본 선사 MOL(미쓰이OSK)이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