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에서 근무 중인 3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인사 총무 업무를 5년 동안 했고 회사의 지방 이전으로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맘에 드는 회사에 경력직으로 가게 되었는데 전임자가 퇴사해버려서 업무 인수인계가 안 된다고 합니다. 건강상의 문제로 갑자기 퇴사했다고 하는데, 어딘지 변명 같아서 회사 내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인수인계는 없어도 되지만 그냥 가려니 아주 꺼림칙 합니다.’

이분이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해온 것은 잘한 일이나,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무조건 남에게 답을 구하는 건 잘못이다. 즉 이런 사소한 문제는 얼마든지 혼자서 해결할 수 있어야 앞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물론 본인이 직접 해결하려고 생각해 봤지만, 회사에다 물어보려니 솔직히 알려주지는 않으면서, 자칫 ‘회사를 못 믿겠으면 오지 말라’고 할까 봐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정도로 손을 드는 건 너무 1차원적이다. 회사에다 대놓고 ‘당신 회사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라고 바로 물으면 당연히 안 된다. 인사 총무 업무 중에 전임자의 확인이 꼭 필요한 일을 하나 골라서 ‘이건 직접 물어보는 게 확실한데 내가 전화해볼 테니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라.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선선히 알려줄 것이요, 회사가 꺼리는 게 있다면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후자로 나오면 그때는 한 발 더 나가라. 즉 ‘아니 업무를 확실히 파악하겠다는데 왜 안 알려주느냐?’라고 말이다. 그에 대한 답을 들어보면 뭔가 짐작이 갈 것이다. 예를 들어 ‘왜 괜한 것을 자꾸 묻느냐?’고 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옮겨 가려는 회사가 뭔가 내부적으로 문제 있는 것 같아서 꺼림칙한 직장인이여!!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므로 합리적 의심이 가면 확인하는 게 옳다. 그러나 금이 갔는지 확인한다고 아예 해머를 들고 세게 내리치는 것은 지나치다. 아주 자연스럽게 내 의도를 숨기면서 그 회사의 문제를 진단해야 한다. 그러려면 듣기 좋은 핑계를 대면서 부드럽게 확인하라. 귀를 기울이면 살짝만 두드려도 금이 간 그릇은 깨진 소리가 들리기 마련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