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이 대우그룹 해체 15년만에 재평가를 요구했다.

김 전 회장은 26일 대우그룹 임직원 모임인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주최한 ‘제45회 대우특별포럼’에서 다소 울먹거렸지만 확고한 말투로 이같이 선언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그간 대우그룹 패망 비사(秘史)를 공개하고 재평가를 받자는 전 대우그룹 임직원들의 주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대우그룹 해체는 경영실패로 인한 것이 아닌 정부의 기획 해체에 가깝다’는 회고록(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이 최근 언론에 공개되면서 김우중 전 회장의 발언강도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김우중 전 회장의 선언이 있자 백발이 성성한 전직 임직원들은 기다린 듯 이번 선언으로 인한 후폭풍을 분석하고 향후 대응전략을 내놨다. 전방위적 대응을 선언한 이들의 모습은 옛날 대우그룹 전성기처럼 명확하게 빨랐다.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은 ‘세계경영이 실패가 아니었다. 정확한 사실을 알려 명예회복에 나서야 한다’며 김우중 전 회장의 결단을 반겼다.

김우중 “대우그룹 해체, 억울함 비통함…잘못된 사실 바로 잡고싶다”

김우중 전 회장의 최측근 중 하나로 꼽히는 장병주 전 ㈜대우 사장(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대우세계경영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날 등 계열사와 임직원들이 아직 세계를 뛰고 있다. 대우세계경영의 방향은 옳았다”고 강조했다.

이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도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다”며 “김우중 회장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져 김 회장이 우리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우중 회장이 가장 큰 아쉬움을 토로한 대우자동차를 이끌었던 김태구 전 사장(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도 대우세계경영이 실패가 아니었다고 역설했다.

김우중 전 사장은 “대우차는 IMF전 세계 거점이 10군데에 달했으며 중국에 30만대 규모 부품공장도 있었다”며 “결실을 얻으려고 할 때 (대우가)무너졌다. 뜻대로 됐다면 세계경제를 좌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부실이 많지 않았다. 국가기간산업이라면 정부가 지원했어야 했다. 미국도 GM과 크라이슬러에 막대한 지원을 했다. 시장에 맡긴다는 이유로 방치해선 안됐다. 그런 나라는 어디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우그룹이 구조조정에 소흘해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알려진 것보다 부실규모가 작았고 팔려고 했지만 헐값에 팔아 손해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팔지 못한 것”이라며 “(대우그룹 부채가 많았다고 하지만) 2년만에 이자가 14%에서 6%로 내려간 것을 생각하면 (적절한 지원만 있었다면 대우그룹은 살아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