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인도네시아 사고와 같은 기종 보잉 737 맥스 8, 전 세계 5000대 이상 도입 사상 최대 실적 보잉, 연관성 밝혀지면 ‘타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의 차세대 기종인 ‘737 MAX(맥스) 8’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사고 조사가 기체의 구조적 결함 가능성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기종은 지난해 10월29일 인도네시아에 추락해 189명이 숨진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와 같다. 불과 4개월 만에 두번의 추락사고로 346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가 빚어진 것이다.
미국의 CNN방송은 10일 이번 참사의 원인이나 두 사건의 인과관계에 대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두 비행 모두 보잉 737 맥스8 기종에서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미 교통부의 전 조사관이자 CNN 항공분석가 메리 시아보는 “새 기종이 1년도 안돼 두 번이나 추락했고,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항공업계에 경종을 울리게 한다”며 “우려하지 않기에는 유사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라이온에어 여객기는 이륙 후 13분 만에, 에티오피아 항공기는 출발 6분 만에 추락했다. 둘 다 안전기록이 좋은 항공사로 에티오피아 여객기는 추락하기 전까지 1400시간 밖에 비행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라이언에어 여객기는 새로 설치한 실속(失速) 방지 장치(anti-stall)의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켜 고도를 잃었으며, 조종사는 고도를 높이기 위해 사투를 벌였지만 추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보잉 측은 실속방지 장치를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보지 않고 있다.
만일 두 건의 추락사고 사이에 동일 기종에 따른 연관성이 밝혀지면 보잉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이 보잉의 자발적 조치를 명령하거나 최악의 경우 해당기종의 비행 금지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CNN은 내다봤다.
같은 기종을 도입한 항공사들은 향후 조사과정을 면밀히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보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보잉 737 맥스 시리즈는 2017년 5월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보잉의 최신 기종이다. 350대의 맥스 기종이 전세계 항공사에 도입됐으며 추가로 4661대가 주문된 상태다. 에티오피아 항공의 추락 기종도 지난해 11월 도입된 5대의 737 맥스 8 기종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 티웨이 항공, 제주항공 등이 보잉 737 맥스 8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이 국내 처음으로 이 기종을 인수했다.
보잉 737기종은 에어버스 A320 네오 기종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현재까지 1만대 이상이 생산된 항공업계의 베스트셀링 기종이다. 737기는 현재 7000대 이상이 비행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공기이다.
안전기록도 좋았지만 보잉은 2017년 737 맥스 기종 전부에 대해 엔진 내부의 문제로 일시적 비행 금지 조처를 한 적이 있다.
보잉은 이번 사건에 관련해 “승객과 승무원의 사망 소식을 듣게 돼 매우 슬프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잉기술팀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기술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잉은 지난해 창사 이래 102년 만에 처음으로 10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상업용과 군용기 납품이 증가했기때문이다. 올해는 훨씬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보잉사의 주가는 31%나 올랐다. 올해 다우지수는 최고 실적, S&P500에서는 16번째로 좋은 주가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