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이기권<사진> 고용노동부 장관이 우리나라 노사 관계에 대해 큰 틀에서의 해법을 제시했다.

노사 쟁의를 앞두고 있는 국내 대표적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에 대한 해법 제시를 통해 전체 산업계의 노사 관계 해법을 간접 제시한 셈이다.

이 장관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 노조도, 사용자인 현대차도 서로 양보해야 하고, 2, 3, 4차 하도급 업체를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통상임금과 정년연장, 근로시간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 고용형태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사가 매몰된 노사 관계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대의적 노사 관계로의 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통상임금 문제만 놓고 싸울 게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원하청 업체간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대차’가 변하면…우리나라 노사 관계는 물론 전체 산업계의 고용 생태계가 변한다…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쓴소리…

이 장관은 “현대차 노사가 앞날을 위해 스스로 고용 생태계를 새롭게 조성해야 한다”며 “더 크게는 한국의 고용생태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생각으로 교섭을 해야 할 시점이며 그런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차 1, 2차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36만~40만명. 정확한 통계치는 있지 않지만 3, 4차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까지 합치면 후방 효과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이 장관은 현대차 공장의 노동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늘어나는 이익은 2, 3, 4차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공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2004년 현대차의 해외생산량이 2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62%에 이른다”면서 “앞으로 현대·기아차는 잦은 노사분규로 국내 공장의 생산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기보다 국내에도 공장을 증설, 더 많은 우리 젊은이들을 채용할 수 있는 토대를 이번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공장의 노동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노조에게 비효율적 노동에서 벗어나 근무 강도를 높이고, 노동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장관은 또 노사 양 측에게 “노사가 지금까지 정규직 호봉제 중심으로 임금을 올리고 하도급 등 간접고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편하게 노사협상을 해왔다”며 “노사가 어렵더라도 머리를 맞대 직접고용을 늘리고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어내는 비장한 각오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7%에 불과한 우리나라 대기업 정규직 노조 임금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본다면, 3, 4차 벤더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은 40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이런 근로자들이 전체 임금 근로자의 23%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