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하권’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 -‘두꺼운 옷’에 움츠리고 출근한 직장인들 -환경미화원ㆍ의경 “밖에서 일해 더 추워” [헤럴드경제=김성우ㆍ정세희 기자] 소설(小雪)인 22일 기습추위가 찾아온 탓에 서울시내 출근길에 나선 보행자들은 롱패딩에 방한용품까지 챙겨 입었지만 뿌연 입김을 내뿜으며 종종 걸음을 쳤다.
이날 기상청 등에 따르면 경기 북부와 영서 북부 지방의 기온은 영하 5도를 밑돌았고, 서울도 영하 0.4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시민들은 두꺼운 옷과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상태였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모습도 상당수 눈에 띠었다.
서울 종로에서 만난 직장인 이경욱(29) 씨도 마찬가지. 정장에 구스다운점퍼를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썼다. 그는 “오늘 마스크는 ‘미세먼지용’이 아닌 방한용”이라면서 “아침에 오싹한 기운이 방안에 가득한 게 춥겠다 싶어 최대한 든든히 입고 나왔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장지혁(30) 씨는 “알람에 맞춰 눈을 떴는데 너무 추워서 오늘이 토요일이었으면 싶었다”면서 “올겨울은 유달리 춥다는데 겨울옷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과 학생들도 추위에 몸을 움츠렸다. 평소같으면 스마트폰이 들려있을 보행자들의 손은 두툼한 점퍼 주머니 속에 있었다. 오전 7시께 강남역에서 어묵국물로 몸을 녹이던 유모(35) 씨는 “빈속이면 추울 것 같아서 뜨끈한 국물이라도 먹으려고 찾았다”면서 “지하철에서 나왔는데 바람이 너무 찼다”고 했다.
토익학원에 가는 길이라는 취준생 안모(24ㆍ여) 씨는 “패딩을 입지 않았으면 덜덜 떨었을 것”이라며 “이번 겨울 얼마나 추울지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했다.
추위는 밖에서 일하는 근로자ㆍ공무원ㆍ의경들에겐 더욱 매서웠다.
오전 5시께 종로5가에서 마포방면 버스에서 만난 경비원 양규택(67) 씨는 “근무할 때는 제복을 입어야 해서 딸이 사준 기모 내복을 입고 나왔다”면서 “책상 아래 난로가 잘 작동하지 않는데, 좀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환경미화원 50대 김모 씨는 “요새 낙엽이 떨어져서 더욱 부지런히 치워야 하는데, 오늘은 추위 탓에 볼에 감각이 사라졌다”고 했다. 의경 A 씨는 “너무 춥다”면서 “핫팩으로 추위를 이기고 있다”고 했다.
늦가을 찾아온 ‘겨울 추위’는 토요일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2일은 한낮에도 서울이 7도, 대전과 광주 9도, 대구는 10도로 어제보다 1도에서 5도가량 낮고, 23일은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져 오늘보다 추운 날씨가 예고됐다. 토요일에는 전국 곳곳으로 비나 눈이 내리고, 일요일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