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반발하는 등 과거사 반성에 인색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호주의 옛 일본군 폭격지를 찾아 화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2차대전 당시 일본군 공습을 받았던 호주 북부 다윈의 전몰자위령비를 찾아 헌화한 뒤 묵념했다. 일본 총리가 이 위령비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윈은 2차대전 당시 연합군 거점이 있던 곳으로, 1942년 2월 19일 제국주의 일본군의 공습으로 240명 이상 숨진 지역이다. 일본군은 이후에도 수십 차례 다윈을 공습했다.
아베 총리의 전몰자위령비 방문은 전범 국가라는 이미지를 흐리기 위한 퍼포먼스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공유하는 호주와의 동맹관계를 강조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5년 8월 ‘전후 70년 담화’에서 “화해를 위해 온 힘을 다한 모든나라,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을 언급하면서도 자국이 저지른 일임을 명시하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했지만, 아베 총리는 이 담화 후 2차대전 승전국들과 잇따라 화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듬해 12월에는 2차대전 당시 일본군 공습지인 하와이 진주만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방문해 추모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사죄와 반성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