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경계 허문 사용처 확대전략 주효 유통 맞수 신세계-롯데 간편결제 성장세 박빙 충성고객·빅데이터 확보 수단 중요성도 부각 미래투자 의미도 커 시장선점 경쟁 더욱 치열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해두면 휴대폰 앱의 바코드를 보여주는 것으로 결제가 끝난다. 온라인에선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된다. 이같은 편의성을 기반으로 간편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소비자들의 간편결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통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소비자 편의 제공 뿐 아니라 충성고객 확보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도 결제서비스 저변을 넓혀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대기업 신세계와 롯데 등은 두터운 고객층과 다수의 유통ㆍ외식 계열사 등을 기반으로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 등은 제휴처를 오프라인까지 넓히면서 이용자 수를 확대해가고 있다.

[페이전쟁①] 더 간편하게…유통가 결제서비스 경쟁 ‘후끈’
소비자 편의성 증대 뿐 아니라 충성 고객 확보, 빅데이터 수집 등의 전략적 차원에서 유통업계의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는 지난 2015년 7월 유통업계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를 선보였다. SSG페이는 지난 3년여 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백화점과 이마트24에서 SSG페이 결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0% 뛰었다. SSG페이 앱 설치자 수는 지난해 1월 300만명에서 올해 3월 600만명으로 2배 늘었다.

롯데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엘페이(L.pay)’ 성장세도 눈에 띈다. 2015년 9월 론칭 이후 누적 결제액이 최근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0% 이상 성장했다. 연내 누적 거래액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엘페이를 운영하는 롯데멤버스 측은 예상했다.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성장한 ‘스마일페이’의 누적 거래액(2017년말 기준, 업계 추정)은 10조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이베이코리아 플랫폼 전체 결제 건수의 약 53% 비중을 차지할 만큼 활성화됐다.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는 ‘편의성’이 가장 큰 강점이다. 두툼한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고도 휴대폰 앱으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할인과 적립도 한꺼번에 가능하다. 엘페이는 온라인 가맹점에선 최초 1회 결제 이후엔 비밀번호 입력 없이 결제가 바로 가능하도록 했다. SSG페이는 이마트 쿠폰 등이 자동 연동돼 바코드 스캔 만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엘페이와 SSG페이 모두 결제와 동시에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스마일페이 역시 결제와 함께 ‘스마일캐시’가 자동 적립된다. 스마일캐시는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쇼핑몰 G마켓, 옥션, G9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유통사들이 온ㆍ오프라인, 외부 제휴사 경계를 허물고 사용처를 확대해가고 있는 것도 간편결제 성장에 한 몫하고 있다.

SSG페이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 유통ㆍ외식업체 1만여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신세계 가맹점 뿐 아니라 서울시 세금납부 서비스와 우체국, 제주항공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엘페이 역시 롯데그룹 제휴 가맹점 뿐 아니라 외부 제휴사를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4월엔 전자결제업체 KG이니시스와 제휴해 KG이니시스 결제시 엘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멤버스는 현재 4만여곳인 엘페이 온ㆍ오프라인 제휴 사용처를 연내 11만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스마일페이는 오프라인 영역으로 진출했다. SPC그룹, GS수퍼마켓 등과 제휴해 앱을 통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유통업계가 간편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고객편의 제공 뿐 아니라 충성고객 확보와 소비패턴 등의 빅데이터 수집을 통한 미래 사업 구상 등 전략적 차원의 의미도 크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 업체는 간편결제 사용처 확대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다. 또 누적된 결제 데이터 등을 분석해 타깃 마케팅과 신규 상품ㆍ서비스 출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 등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제휴처 확대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