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 2010년 대비 30% 증가 -습관적인 복용은 ‘약물과용두통’으로 -두통은 우울증ㆍ불안장애 위험 높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평소 조금만 신경 쓰는 일이 생기면 두통이 찾아오는 직장인 김모(40) 씨는 두통약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닌다. 그리고 머리가 아플 때마다 두통약을 먹었는데 최근 두통약을 먹는 주기가 점점 짧아졌다. 이젠 두통약이 없으면 불안하기까지 하다. 김 씨는 두통약에 점점 더 의지하는게 걱정되면서도 머리가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두통약을 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통계자료를 보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두통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두통이 왔다고 습관적으로 두통약을 복용하게 되면 결국 만성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통은 그 원인도 다양한데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두통 자체가 질환인 원발두통(편두통, 긴장형두통, 군발두통)과 다른 원인에 의해 머리 통증으로 나타나는 이차두통이 있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 수는 2010년 대비 2017년 약 29%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 100명 중 1명꼴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일시적으로 한두 번 두통이 있을 때 증상 조절을 위해 단기간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할 경우 약물 과용이 되기 쉽다.

[일요생생]머리 아프다고 습관적으로 두통약 먹으면 ‘만성두통’ 온다

박중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평소보다 두통 강도가 심해지고 빈도도 잦아지게 되는데 이를 ‘약물과용두통’이라고 한다”며 “약물과용두통은 약물을 중단해야 두통이 호전되는데 문제는 습관처럼 진통제를 들고 다니면서 약을 남용해왔던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끊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다. 심지어 통원치료를 하는 중에도 두통이 조절되지 않아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두통 환자들의 상당수는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실제 환자들은 가사생활, 여가활동, 사회활동 등에 지장을 받고 있으며 결국 삶의 질이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박 교수는 “일반 사람에 비해 편두통 환자는 우울증은 3배 이상,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는 5배 이상 정도까지 높아진다”며 “이런 정신장애는 두통이 처음 발병하는 연령대인 10~20대에 시작돼 노년에 이를 때까지 지속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전문 진료가 필요한 두통 증상▷갑자기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심한 강도의 두통이 발생한 경우 ▷고열,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두통 발생 횟수가 점점 증가하는 경우 ▷운동 중에 두통이 생기거나 취침 중에 두통이 생겨 깨는 경우 ▷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한쪽 귀가 멍하고 박동성 이명이 있는 경우 ▷머리나 목을 다친 이후 두통이 생기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