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지기’ 재판… MB스모킹건 드러나나  이병모·이영배 이번주부터 재판 돌입…11년 묵은 다스 실소유 명확하게 드러날지 주목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지목된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영배 (주)금강 대표의 첫 재판이 이번 주 차례로 열린다. 두 사람이 2008년 특검 수사 때와는 달리 최근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주인을 밝히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법정진술에도 관심이 모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오는 28일 오전 11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이 사무국장의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그는 다스 자회사 대표를 지내면서 40억여 원의 자금을 이 전 대통령 아들 시형 씨 회사에 무담보로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받는다. 직원 급여 명목으로 다스 자회사와 협력업체 자금 18억 8000만 원을 빼돌린 횡령 혐의도 있다. 다만 28일은 준비기일이라 이 사무국장이 직접 출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30일 오후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이순형) 심리로 이 대표의 첫 정식 공판이 열린다. 이 대표는 다스 협력업체인 (주)금강을 운영하면서 회삿돈 83억여 원을 비자금으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금강 자금 16억여 원을 시형 씨 회사에 무담보 저리로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도 받는다.

이들의 법정 진술은 결국 이 전 대통령의 추가 혐의와도 밀접하게 관련돼있다.

두 사람은 다스 관계사를 운영하면서 수십억 대 비자금을 만들고 시형 씨 회사에 무담보로 수십억을 빌려준 혐의를 공통으로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의 횡령ㆍ배임 혐의와 이 전 대통령의 연결고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거액의 비자금을 만든 경위를 법정에서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 사무국장과 이 대표가 윗선의 지시로 범행을 벌였다고 법정에서 털어놓는다면,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지난 11년 동안 물음표로 남아있던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풀어낼 키맨으로도 불린다.

두 사람은 지난 1991년부터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故) 김재정 씨의 지시를 받으며 ‘도곡동 땅’ ‘다스’ 등 각종 차명재산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사무국장은 지난 2003년부터 이 전 대통령 소유인 영포빌딩의 관리자로 일하면서 차명재산과 불법자금을 집중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무국장은 이 전 대통령이 받았다는 뇌물을 최종 관리한 인물로 꼽혀 향후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 주요 증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과 친형 상득 씨 등이 뇌물수수 대상자를 고르는 등 범행을 기획하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돈을 받은 뒤 이 사무국장이 뇌물을 관리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