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강원도 화천군 일대에서 ‘화천 산천어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핵 위기 속에서도 북한과의 접경 인근에서 대규모 축제가 열린다며 미국 방송이 축제 현장을 보도해 눈길을 끈다.
ABC방송은 7일(현지시간) 화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전한 기사에서 ‘북한 국경에서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화천에서 수만명이 몰려들어 얼음낚시를 즐긴다고 전했다.
ABC는 장갑 낀 손으로 미끄러운 산천어를 잡으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고, 스피커를 통해 가요가 크게 울려 나오며 겨울철 해가 두꺼운 얼음 위에 반사되는 광경은 현실과 동떨어져 보인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축제 장소를 지나 DMZ 쪽으로 더 올라가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도로 곳곳에선 콘크리트 장벽을 쉽게 볼 수 있다. 북한 침입 시 무너뜨려 길을 막기 위한 용도다.
철조망과 벙커, 지뢰 주의 표지판 등도 불안한 분위기를 더한다.
그러나 축제 현장에선 이 지역 상공을 지나는 공격 헬기만이 남북한의 긴장 관계를 일깨운다.
남북한 긴장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보다 ‘더 크고 더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이며 대다수 한국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알고 있다고 ABC 방송은 보도했다.
한 축제 참가자는 ABC방송에 “김정은보다 더 큰 버튼이 있다는 말이 유치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더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ABC방송과 인터뷰한 참가자 대부분은 9일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기대를 내비쳤다. 인근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화천군 상양리에서 34년간 농사를 지었다는 한 남성은 “서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가 도움이 된다면 내가 더 안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 식의 ‘강성 발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피란을 가다가 북한군 사체를 목격한 적이 있다는 한 70대 할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때때로 지나치기는 하지만 때에 따라선 북한에 강하게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