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ㆍ사물인터넷 기술 진화 -유통가 향후 ‘보이스 커머스’ 성장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여기 계산이요~’
이제 매장을 방문해도 더 이상 점원을 찾지 않는 시대가 왔다. 게다가 직접 매장까지 갈 필요 없이 VR플랫폼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3차원 영상을 통해 가상으로 체험해 보고 결제까지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과 플랫폼에 의해 기존의 소비 지형이 바뀐 것이다.
패스트푸드점을 가도 점원에게 직접 주문을 할 필요가 없다. 무인주문 시스템인 ‘키오스크’(Kiosk)에서 주문하면 되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키오스크가 일반화됐다. 롯데리아는 2014년 처음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2015년 처음 도입한 맥도날드는 올해까지 전체 매장의 50%이상인 25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고객서비스가 중요한 외식ㆍ유통업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무인 주문결제 단말기 도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지난해보다 16.4% 오른 최저임금(7530원)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절감을 위한 무인주문시스템 강화 바람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들도 앞다퉈 AI 도우미를 채용하면서 차세대 편의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SK텔레콤과 함께 편의점 AI ‘누구’를 선보인다. 누구는 편의점 매장 직원이 궁금한 사항이 발생하면, 본사에 직접 문의하거나 컴퓨터에서 찾아봐야 했던 것들을 이제는 구두로 누구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CU는 올 상반기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상용화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KT와 손잡고 AI 기기를 도입하는 동시에 미래형 점포를 준비하고 세븐일레븐은 롯데 계열사와 기술 연계를 통해 AI 무인점포 시대를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AI 시스템 적용이 빨라지고 있다”며 “소비자 발길을 매장으로 이끌기 위한 AI 플랫폼 경쟁이 올해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에선 향후 유통 시장에서 목소리를 활용한 전자 상거래인 ‘보이스 커머스’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성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에서도 보이스 커머스가 태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나온 보이스 커머스와 연계해 거래를 하는 것까지는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무인경쟁시대로 인한 일자리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각선 아직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무인계산기보다 직접 직원을 대면하는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무인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알바생 인원을 줄여 남아있는 알바생의 업무 부담은 더욱 과중해지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내의 경우 아직 무인서비스가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계산대 직원은 감축됐으나 이를 관리하는 매장 내 근무 직원은 늘고 있는 추세”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