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법원, 신 회장에 징역 1년8개월ㆍ집유 2년 선고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 위기를 넘기면서 롯데그룹의 ‘뉴롯데’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김상동)는 22일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헐값에 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배임)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초 롯데 안팎에서는 신 회장에 대한 구형량이 10년으로 워낙 높아 구속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봤다.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될 경우 해외사업과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롯데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롯데그룹이 총수부재 위기를 가까스로 넘김으로써 신 회장의 ‘뉴롯데’는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면서 국내 91개 계열사 중 42개를 편입시켰다. 핵심계열사인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의 지배구조 고리 해소 및 지주사 흡수 작업에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앞으로 한일 롯데를 연결하는 호텔롯데 상장까지 마무리해 차질 없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뉴롯데’ 플랜의 핵심인 해외 신시장 개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현재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대규모 해외 사업만 10조8000억원에 달한다. 롯데는 인도네시아에 4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는 총 3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ECC 및 MEG 화학설비를 건설 중이다.
인도와 미얀마 식품 부문 인수ㆍ합병(M&A)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베트남 호찌민 ‘에코 스마트 시티’ 사업 등에는 2조원을 투자해 투티엠 지구에 2021년까지 복합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하노이에는 3300억원을 투입해 복합몰인 ‘롯데몰 하노이’를 202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현대호텔을 86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한 호텔롯데는 극동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오너가의 경영권 싸움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번에 신 회장에 구속을 면하게 됨으로써 큰 위기는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