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대폭 상승으로…알바생보다 적은 月 수익 - 본사 가맹점 수수료도 여전히 높아 - 정부, 보존 지원책 내놨지만 ‘단기’ 처방에 그쳐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편의점 업계의 출점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는 편의점 점주들이 이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라는 고비까지 맞이하게 됐다. 이중고에 시달리는 점주들은 본사와 정부 모두에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보다 수익을 적게 남기는 점주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도 최저시급이 올해보다 1060원 오른 7530원으로 책정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이후에도 오는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 정책이 현실화되면 편의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주말자) [최저임금이 불러온 일 ①] 본사에 ‘한번’ 알바에 ‘두번’…점주 두 번 치인다

실제로 많은 편의점 사장들은 낮은 수익에 허덕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시급을 받는 근로자의 68.2%가 10인 미만의 소상공인ㆍ영세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은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중 가맹점이 가장 많은 업계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는 3만5000개를 뛰어넘는다. 24시간을 점포를 운영하기 때문에 점포당 평균 5명 이상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인건비 부담이 특히 크다. 점포당 전체 매출이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 내외인데, 최저시급 인상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27% 이상으로 인건비 지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편의점 점주의 수익은 현재의 반 토막이 된다”며 “점주들이 아르바이트생 월급보다 적은 수익을 노리고 편의점을 운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가 가져가는 수익도 상당하다. 편의점의 경우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가져가는 수수료가 30% 가량에 달한다. 계약 형태에 따라서는 최고 50%에 가까운 점포수익을 가맹점 수수료로 매기는 곳도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편의점 빅4(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의 지난 2015년 매출액은 14조595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조4926억원이다. 매출액 6조7621억원, 영업이익 2조803억원이었던 2010년에 비해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한 성장세다. 이에 반해 편의점 점주의 연간 매출은 같은 기간 5억650만원에서 5억8875만원으로 16.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정부는 편의점 점주를 포함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3조원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지난 5년간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인 7.4%를 초과한 9% 가량에 대해 직접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책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정부가 민간기업의 임금을 보전해 주는 방식을 영원히 가지고 갈 순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GS25가 9000억 원대에 가까운 상생책을 내놓은 가운데, 다른 편의점 점주들도 본사 차원의 지원 방안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