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옐런 ‘불안한 평화’ 언제까지 지속될까? -내년 2월 초 임기 종료, 연준 의장 후임 물색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2월 초 임기 종료를 앞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후임 물색 작업에 착수했다고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WSJ은 이날 ‘트럼프와 옐런의 불안한 평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옐런 의장의 관계는 화기애애하지만 그렇다고 옐런의 재임명을 뜻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는 WSJ에 백악관이 차기 연준 의장을 물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그 작업을 게리 콘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 콘 위원장이 포함됐다고 WSJ은 전했다. 게리 콘은 월가 골드먼삭스에서 26년간 일한 베테랑으로 트럼프 정부와 연준 사이의 원만한 관계의 중재역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콘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탄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연준 의장 후임 관련 어떤 결정이 내려졌거나 후보자 리스트가 존재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재임명 가능성도 아예 없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WSJ과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재임명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현실적으로 옐런의 재임명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연준을 향한 비판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에는 연준이나 옐런 의장에 대한 비판을 삼갔다. 그는 2016년 선거운동 마지막 주에 연준을 맹비난하며 “중앙은행이 새 정부와 함께 거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개월여 간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과 놀라울 정도로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안정적인 평화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옐런 의장의 관계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그게 옐런의 재임명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겉으로 연준 비난을 자제한 것은 콘 위원장의 공이 크다”고 전했다.
연방수사국이나 의회예산국 등 여타 초당적 국가기관을 강하게 비난해온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한 공개 언급을 자제해왔다. 이는 콘 위원장이 비판을 자제할 것을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공개 비판하진 않았지만 이미 ‘연준 흔들기’는 시작됐다.
트럼프 정부 출범에 맞춰 미 의회가 연준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는 법을 발의했다. 트럼프 정부는 옐런의 역작으로 꼽히는 도드-프랭크 법의 개정 작업에도 돌입했다. 도드-프랭크법은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은행 규제를 강화한 법안인데 12일 미 재무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금융권 규제의 완화책을 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부터 현재 공석인 연준의 인사를 발표할 예정으로, 새로 영입되는 인사들이 옐런의 기조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13일부터 이틀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진행중이며 옐런 연준 의장은 1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옐런 의장은 지난 3월에 이어 6월 회의에서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마켓워치 등이 전했다. 앞서 연준은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으며, 6월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면 나머지 한번 추가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12월에는 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