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한잔에 7000원이라는 비싼 가격도, 한시간이 넘는 긴 대기시간도 내 입맛에 맞는 커피 한잔을 위해 기꺼이 내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커피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을 꺼내들고 원두 원산지까지 따지며 마시는 까다롭고, 고급스러워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커피는 서울 대학로에 핸드드립 커피를 전면에 내세운 커피클럽 1호점을 17일 오픈했다. 할리스 커피클럽은 원산지와 추출법에 따라 다양한 커피를 선보이는 할리스커피의 새로운 브랜드로 연내 5개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커피클럽의 대표 메뉴인 시즈널 블렌드 핸드드립커피는 4500원이며, 최상급 COE(Cup of Excellence) 커피는 7000원에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로는 최초로 중력에 의해 커피를 내리는 푸어오버(Pour-Over)방식의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린다.
이지은 할리스커피 이사는 “단순히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커피전문성을 알려 나가며 고급커피문화의 대중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커피문화의 고급화는 올해 3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의 인기에서도 증명됐다.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는 희귀 원두인 리저브 원두를 사용하는데 출시 당시 준비한 초기 물량이 출시한지 한달도 안 돼 동나며 스타벅스 측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리저브 커피는 스타벅스가 진출한 64개 국가 중 미국ㆍ영국ㆍ일본 등 일부 국가에만 제공되는데, 각국의 커피 문화 발달 정도를 알려주는 척도가 된다.
원하는 원두를 골라 주문하는 리저브 커피 한잔 가격은 톨 사이즈 기준 6000~7000원으로 일반 스타벅스 매장 ‘오늘의 커피’보다 배 가량 비싸다. 특히 각 매장에 1대 있는 진공압착 커피 추출기 ‘클로버 머신’으로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대기시간은 한시간이 넘어가기 일쑤. 그러나 대기표를 받아들고 기다리는 고객들은 넘쳐난다.
다른 커피전문점도 고급화 매장을 늘리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지난 3월 가로수길점을 ‘프리미엄 디저트’ 매장으로 오픈하면서 커피 고급화에 나섰다. 고객들은 매장 내 핸드드립바에서 원하는 원두와 추출도구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으며, 한 잔당 가격은 4500~5500원대다.
탐앤탐스는 지난해 6월 압구정동에 프리미엄 커피매장 ‘더 칼립소’를 오픈하며 동티모르, 에티오피아 등 전 세계의 7가지 고급 원두로 만든 싱글 오리진 커피를 한 잔당 5000~7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더 칼립소’는 현재 도산사거리점도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