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압박에 직면한 북한이 외교와 군 당국을 내세워 ‘항전’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14일 한성렬 외무성 부상의 외신 인터뷰 형식으로 “미국이 선택하면 전쟁에 나서겠다”, “최고 지도부가 결심하는 때 핵실험을 하겠다”는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한성렬 부상은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은 역대 행정부들의 대 조선정책에 비해 볼 때도 더 악랄하고 더 호전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의 고강도 대북압박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어 북한은 같은 날 저녁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 전구안의 미군 기지들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우리의 전략 로케트군의 조준경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난 6∼7일 ‘마라라고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한창 머리를 맞대고 있는 시기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단행하려면 상당한 고민과 손익 계산을 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트럼프발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도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최근 방한 등 계기에 북한이 중대 도발에 나서면 고강도 제재에 동참할 것임을 밝힌 점, 중국 관영매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등을 북한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시 말해 북한으로서는 현 시기에 도발할 경우 가장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는 것과, 역설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결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때라는 양 측면을 놓고 심각한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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