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가격에 반영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제습기시장에 때아닌 ‘톱스타 광고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 여름 제습기시장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후발주자들이 난립, 시장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소ㆍ중견기업들이 광고비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고ㆍ마케팅비용은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제습기를 생산하는 중소ㆍ중견 가전업체들의 광고선전비가 전년에 비해 최대 60배나 상승했다.
광고선전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지난해부터 인기배우 조인성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위닉스. 이 회사의 광고선전비는 지난 2012년 1분기 약 19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200여만원으로 3배가량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약 11억8100만원으로 2년 전보다 60배 가까이 급증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부터 위니아만도, 쿠쿠전자, 리홈쿠첸 등 중견 생활가전기업까지 제습기시장에 속속 뛰어들자 광고마케팅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제습기 사업에 주력해 국내 제습기 시장 점유율을 50%(업계 추산)까지 끌어올린 위닉스는 이달 초 시장 수성을 위해 인기 배우 조인성을 주인공으로 한 지상파 TV 광고를 론칭하는 등 스타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전기압력밥솥으로 유명한 리홈쿠첸의 광고선전비 역시 지난해 1분기 약 11억4200만원에서 올 1분기 28억6200여만원으로 3배 가량 늘어났다. 올해 신제품 제습기 2종을 출시, 보폭을 넓히면서 광고선전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리홈쿠첸은 전통적으로 고소영, 장동건 등 톱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왔다.
‘선풍기 명가(名家)’ 신일산업도 지난달 회사 창립 55년이래 처음으로 개그맨 김준현을 광고모델로 발탁, 자사의 제습기를 광고 중이다. 이에 따라 신일산업의 광고선전비 역시 올 1분기 2600여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250여만원)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쿠쿠전자는 자사의 제습기 모델로 인기가수 이승기를 내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1분기는 제습기 시장 마케팅 경쟁의 전초전”이라며 “온라인ㆍ지상파 광고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분기와 3분기 광고선전비는 증가 폭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과도한 광고마케팅 경쟁은 자금여력이 없는 여타 중소업체들까지 끌어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며 “결국 기업이 지출한비용은 고스란이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