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문화·관광산업 최다 피해 한국정부 외교적 노력 기대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산업은 엔터테인먼트와 문화, 관광 업종이 될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제조업 교류를 막을 경우 중국의 사드 보복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엔터 등 산업의 피해는 한국 기업들에만 집중되는 특성이 크기 때문이다.

절반에 육박하는 한국 기업들은 중국의 공식적ㆍ비공식적 한국 규제는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고, 이같은 경제 제재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기대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경영·차이나 리스크 설문조사] “中 사드보복 장기간 지속될 것” 48.5%

중국이 한국과의 무역 규제를 본격화 할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엔터ㆍ문화ㆍ관광’ 산업이라고 답한 기업은 모두 60곳으로 집계됐다. 유통 및 소비재 업종의 피해가 클 것이라 전망한 기업은 23개로 2번째로 많았고, ‘전자ㆍIT’ 산업(21곳), ‘자동차ㆍ철강’(19곳), ‘석유화학ㆍ에너지’(11곳) 등으로 집계됐다. 금융 및 건설 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한류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을 금지한 금한령(禁韓令)을 시행중이다. 최근에는 한국행 전세기 허가를 금지하면서 한국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발을 묶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국가여유국은 오는 4월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 수를 전년대비 20% 줄이고 쇼핑횟수도 1일 1회로 제한하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상태다. 중국의 설 연휴(춘제) 효과로 매출이 급증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올해 춘절 연휴에 대한 기대감은 과거에 비해 확연히 떨어졌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 기업의 48.5%가 ‘중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장기간 지속될 것(33곳)’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사드배치를 포기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6곳(38.2%)이이었다. 반면 ‘일시적 현상으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9곳(13.2%)에 그쳤다. 이는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보다는 한국 정부가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중국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를 해소하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중국의 경제 제재를 끝내기 위한 대안을 묻는 질문에 ‘사드 배치와 무관한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꼽은 기업은 모두 42곳(61.8%)으로 나타났고, ‘사드 배치를 철회해 한-중 관계가 정상화 돼야 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18곳으로 전체 응답의 26.5%를 기록했다.

기업 입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를 묻는 질문에는 ‘수출선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6.2%(45곳)로 가장 많았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 중국의 무역 보복 대비 필요성을 기업들도 느끼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지 생산ㆍ판매ㆍ영업 품목 전환’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2곳(17.6%)로 나타났고, ‘대체 생산기지’를 찾아봐야 한다는 응답은 7곳(10.3%)으로 집계됐다.

설문에 응해준 기업

게임빌, 경총,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네시삼십삼분, 네이버, 넥슨, 넥슨GT, 넷마블, 대성그룹,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대홍기획, 동국제강,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지주, 락앤락, 롯데정밀화학, 롯데케미칼, 르노삼성, 모비스, 무협, 삼성SDI, 삼성SDS, 삼성그룹,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천리, 쌍용차, 아시아나, 에쓰오일, 이노션, 제일기획, ㈜넵튠, 컴투스, 코오롱, 코트라, 포스코, 한타, 한화케미칼, 현대그룹, 현대글로비스, 현대상선, 현대오일뱅크, 현대제철, 현대종합상사, 현대중공업, 현대차, 효성, CJ헬로비전, E1, GM, GS, LG CNS, LG그룹, LG상사, LG화학, NHN엔터, OCI, SKC, SK가스, SK네트웍스, SK브로드밴드, SK㈜ C&C, SK케미칼, SK하이닉스 ※가나다순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