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간은 ‘수익형 부동산’ 전성시대였다. 금리가 낮은 탓에 은행에 목돈을 맡겨봤자 이자수익 쥐꼬리여서 투자처를 물색하는 자금들이 대거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했다. 매달 꾸준히 수익을 남겨주는 수익형 부동산은 효자 취급을 받았다.

새해에는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워낙에 부동산 목을 조르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기대했던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는 상품이나 지역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정부 대출 규제, 지역별 수급상황 등의 조건을 모두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투자 신중론을 강조한다.

▶오피스텔은 ‘흐림’=오피스텔은 비교적 적은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인 까닭에 투자가 꾸준했다. 특히 최근엔 저금리라는 날개까지 달며 인기가 상한가를 쳤다.

올해도 오피스텔 수요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익률이 10% 수준을 넘나드는 호시절은 지났다지만, 어쨌든 은행 금리보단 유리하기 때문. 다만 투자에 앞서 따져볼 것들이 많아졌다. 시장 내외부 변수가 많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최근 오르면서 우리나라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 없다. 당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지 않더라도 은행 자체적으로 금리 수준을 높이는 추세다. 그러면서 은행 이자율과 임대수익률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고, 동시에 금융권에서 투자금을 빌리는 데 따르는 상환부담도 커진다.

올해 중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이 많다는 것도 악재다. 업계에선 올해와 내년 사이 오피스텔 입주물량을 4만실 이상으로 추산한다. 공급이 뛰면서 공실 리스크가 커지면 임대수익 확보가 어려워진다. 더구나 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자꾸 높이는 것도 투자자들을 괴롭힌다. 당장 지난해 10월 말부터 상호금융 비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한도가 80%에서 70%까지 떨어졌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5.57%로 전분기(5.62%)보다 떨어졌다. 특히 임차인 찾기가 치열한 서울의 임대수익률은 5.22%로 가장 낮다.

▶상가, 허울 대신 내실 따져야=상가는 11ㆍ3 대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점쳐진다. 정부가 신규 분양시장에 투자 수요세가 접근하지 못하는 데 주력하면서 투자처를 찾는 돈줄이 상가 쪽으로 진로를 바꿀 수 있다.

‘희소가치’도 존재한다. 정부가 당분간 신규 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상가용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전국에서 137개 상가가 분양됐는데 이는 전년(219곳 분양)보다 37% 정도 줄어든 수준이다. LH 택지에 조성되는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도 역시 줄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상가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세종시와 광교신도시 등 주요 신도시에서는 여전히 계약자를 찾지 못해 비어있는 상가들이 있다.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거대한 쇼핑시설이 들어선다면, 일반 중소형 상가는 수요층을 빼앗길 우려도 있다.

올해는 아파트와 함께 조성되는 상가의 분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부터 아파트 분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상가업계 전문가는 “테라스형, 스트리트형 등의 상가 유형은 겉보기엔 그럴싸 하지만 내실은 떨어진다”며 “약국, 병원, 세탁소 등 수요가 확실한 점포들을 유치할 수 있는 평범한 상가 자리를 확보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