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국내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저소득, 저신용 등 취약가구의 이자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7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한은이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입수한 약 100만명의 가계부채 미시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한 결과,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 또는 저신용에 해당하는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약 78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6.4%(이하 금액기준) 규모에 해당한다.
저신용은 신용등급 7∼10등급으로 가계대출의 7.4%를 차지하고 소득이 하위 30%인 저소득층 대출 비중은 11.1%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의 30.7%를 차지한다
특히 금융업권별로는 은행의 취약차주 대출 비중은 3.7%에 불과하지만, 비은행금융기관은 10.0%로 높아진다.
취약 차주의 경우, 금리상승시 더욱 큰 부담으로 신용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42.3%이다. 그러나 저신용(74.2%), 저소득(47.3%), 다중채무자(52.3%)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
또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은 22.0%이지만 저신용(38.9%), 저소득(23.8%), 다중채무자(27.1%)의 경우 신용대출 비율은 올라간다.
내년에도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2∼3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금리가 계속 상승할 시 취약 차주의 부담이 더욱 커질 공산이 크다.
자영업자의 대출도 또 다른 뇌관이다.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464조5000억원(차주 수 141만명)이다.
이 가운데 사업체 운영 등을 위한 사업자대출이 300조5000억원이고 주택마련, 생활자금 등으로 빌린 가계대출은 164조원이다.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차주의 대출 규모는 390조원(차주 수 113만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84%를 차지했다.
반면 가계대출 없이 사업자대출만 받은 차주의 대출 규모는 74조5000억원(차주 수 28만명)으로 전체의 16.0%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비중이 39.0%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도소매업(15.8%), 음식·숙박업(9.8%), 제조업(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안정보고서는 “자영업자들은 임금근로자보다 소득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폐업도 빈번해 안정적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소매업, 음식점업 대출의 건전성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