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대형 건설사 15만9000가구…전체 공급의 53%

-서울ㆍ부산, 재건축ㆍ재개발 물량이 절반 이상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공급과잉’ 논란이 채 가시지 않은 새해 10대 대형 건설사들은 ‘꿋꿋하게’ 공급을 크게 줄이지 않는다. 10대 건설사 공급 물량은 지난해 총 16만396가구(뉴스테이ㆍ오피스텔 포함)에서 올해 겨우 1522가구 줄어든 15만8874가구로 조사됐다. 주택시장의 양극화 기조 속에 새해 공급물량에도 쏠림 현상이 읽힌다. 즉 중견ㆍ중소 보다 대형건설사, 지방 보다 수도권, 신규택지 보다 도심정비사업으로의 쏠림이다.

[부동산 대예측 ③] 공급 물량 3대 쏠림…대기업ㆍ수도권ㆍ정비사업

10대건설사의 공급물량은 올해 전체 민간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인 29만8331가구(부동산114 추산)의 절반이 넘는 53%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민간 아파트 공급물량은 37만6077가구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10대건설사 공급실적은 42.6%다. 새해 10대건설사의 공급 비중은 10%포인트 이상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형건설사 비중 확대 배경으로 “주택 수요자의 대형건설사 선호, 신규택지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 수주에서 대형사가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급 1위다. 지난해 2만8666가구와 엇비슷한 2만7612가구가 계획돼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1만165가구)와 비교해 올해(1만8446가구) 공급량 증가 규모가 8281가구에 달해 10개사 중 가장 많다. 반면 대림산업은 2만3355가구에서 1만5309가구로 8046가구를 줄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4864가구, 350가구씩 늘릴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2015년 1만512가구, 2016년 1만187가구 등 1만가구씩 쏟아낸 데 이어 올해도 9017가구를 공급한다.

재건축ㆍ재개발 물량 비중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 인포에 따르면 서울에서 공급되는 민간 분양 아파트는 5만4335가구이며,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2만4858가구다. 일반분양은 지난해 1만6237가구 보다 53% 급증한 수치다. 특히 재건축ㆍ재개발이 2만1474가구로 일반분양 물량의 86.4%를 차지한다.

SK건설의 경우 올해 계획물량 5곳 4071가구가 모두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다.

정비사업 비중이 확대된 것은 사실상 더 이상의 신도시 개발이 없는 데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기준이 기존 건축물 100% 철거로 강화돼, 사업들이 순연된 탓도 있다.

도시정비가 활발한 부산에선 15년만에 최대 물량이 풀린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32곳, 3만5261가구로 파악됐다. 이는 2002년 4만3000가구 이후 최대다.

내후년 부동산 경기 상황은 더 악화되리라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물량 밀어내기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이런 측면에서 그간 택지를 많이 수주한 중견건설사들 위주로 공급량이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만4939가구를 선보인 중흥건설은 올해 첫 뉴스테이를 포함해 13곳에서 1만25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1만2000가구 분양에서 상반기에만 721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반기 물량이 적지 않은데, 건설사는 ‘최악’ 보다는 ‘차악’이 낫다고 보는 것이며, 앞으로 분양가 인하, 할인판매 등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