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후 공식석상에 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금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또 Fed의 독립성도 재차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상ㆍ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목표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 강해졌다”면서 추가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양호하다면 “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적절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은 옐런 의장의 이번 발언을 다음 달 금리 인상에 대한 분명한 신호로 해석했다. ‘비교적 이른 시점’이라는 표현은 지난 2일 연준이 발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문구다. 2일 성명도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옐런 의장은 “FOMC가 연방기금금리의 인상을 너무 오래 지연하면 통화정책을 비교적 급격하게 긴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너무 오래 유지한다면 지나친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부추기고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뒤이은 청문회에서 금융 시장을 뒤흔든 8일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의 당선 후에도 금리 인상을 위한 판단 근거는 계속 강화돼 왔다고 밝혔다. Fed의 독립성도 재차 피력했다.
트럼프의 당선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 옐런 의장은 “현 단계에서 (미국) 경제는 우리(연준)의 목표를 향해 매우 양호하게 진전하고 있으며, 위원회가 11월에 내렸던 판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에 금리 결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금융시장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이 있었다”고 답하기는 했지만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Fed의 독립성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옐런 의장은 중앙은행이 목표를 최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판단을 내리는 자유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때때로 중앙은행은 당장 경제적으로 선호되는 일이 아니더라도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끔찍한 경제적 결과를 낳은 국가들을 봐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Fed가 오바마 행정부를 돕기 위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며 Fed가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임기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중 자신이 취임하면 옐런 의장을 다른 인물로 교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왔다.
옐런 의장은 “나는 상원으로부터 4년의 임기를 보장받았고, 임기를 마치겠다는 게 내 의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