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AI로 2015~2026년 연설·SNS·인터뷰 분석
1만단어당 욕설, 10년새 6개→15개…단정표현 19% 증가
유세중 주제이탈·장황설명, 2016년 대선 때보다 2.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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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년 전 첫 대선에 도전했을 때보다 욕설과 극단적인 표현을 더 자주 쓰고, 발언도 한층 장황하고 두서없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80세가 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유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런 화법의 변화가 나이와 인지능력을 둘러싼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NYT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트럼프의 연설과 유세, 소셜미디어 게시물, 인터뷰, 공개회의 발언 등을 분석했다. 69세였던 2015년 첫 대선 도전부터 지난달 29일까지의 발언을 비교한 결과, 트럼프의 공개 발언은 전반적으로 10년 전보다 더 거칠고 거침없으며 일관성이 떨어졌다.
변화가 가장 뚜렷한 것은 욕설과 비속어다. 10년 전에는 1만단어당 약 6개였지만 2024년에는 14개, 집권 2기에는 약 15개까지 늘었다. NYT는 나이가 들면서 충동이나 발언을 억제하는 능력이 약해지는 ‘탈억제’ 현상과 일치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횡설수설도 늘었다. 유세나 연설 도중 본래 주제에서 벗어나 장황하거나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이어가는 빈도는 집권 2기 들어 2016년 대선 당시보다 2.5배 높아졌다. 다만 2024년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었다. ‘항상(always)’, ‘절대 ~않는다(never)’, ‘모든 것(everything)’, ‘완전히(totally)’ 등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단정적 표현의 빈도도 집권 2기 유세에서 10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세상을 흑백논리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 고령화나 인지기능 저하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런 언어적 특징만으로 개인의 인지능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실제 유세 현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유세에서 1988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마이클 듀카키스의 패배에 영향을 미친 ‘윌리 호턴 사건’을 언급했다. 약 30분 뒤 같은 장소, 같은 청중 앞에서 이 사건을 다시 꺼냈고 일부 표현까지 똑같았다. 두 차례 모두 사건의 사실관계는 잘못 전달했다.
거친 발언도 이어졌다. 안전 울타리가 없는 건설 현장을 언급하며 “그렇게 떨어지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히스패닉뿐”이라고 했고,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노르웨이에서 오는 이민자들을 금지하고 싶다”고도 했다. 석유회사 이익을 생계가 어려운 노동자보다 더 중시하는 사람으로 비치더라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호르몬 해협(Hormone Strait)’이라고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오는 3일 중간선거와 관련해서는 지지자들에게 “필사적으로 부정행위를 하라(cheat like hell)”고 말했고, 군사 기밀을 유출하는 사람들은 “총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성들의 엉덩이를 칭찬하는 발언도 반복했다.
NYT는 “전통적인 대통령의 관행에 구애받지 않던 트럼프가 이제는 과거 어느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하지 않았을 법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올가을 유세 현장과 백악관에서 보여준 모습이 나이와 인지능력, 정신적 안정성에 관한 의문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트럼프 자신조차 때로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그에 열광하는 지지자들의 반응에 놀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최근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유세에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말을 해도 여러분은 박수를 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상식적인 말을 한다”고 말했다.
도발적인 화법은 트럼프의 오랜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여러 주제를 넘나드는 장황한 연설 방식을 ‘위브(엮어 말하기)’라고 부르며 ‘탁월한’ 화법이라고 자평해 왔다. 그러나 NYT는 이 화법이 갈수록 더 복잡하고 두서없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 프랜시스 루니 전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은 “트럼프 대통령은 본래도 그랬지만 이제는 훨씬 더 어리석은 말과 충격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처럼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대통령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달라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어휘 수준이나 발언의 독해 난이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에 머물렀는데, 현대 미국 대통령들의 평균 발언 수준이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것과 비교된다.
공개 일정은 과거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1기에는 평일 하루 평균 2.1건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지만 집권 2기에는 1.3건으로 줄었다. 반면 하루 평균 온라인 게시물은 2016년 13건에서 집권 2기 21건으로 늘었다. 다만 2024년의 하루 평균 34건보다는 적다. 늦은 밤까지 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는 밤 시간대 게시물 가운데 30%를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에 올렸고, 한 시간 동안 10건 이상을 집중적으로 올린 경우도 240차례에 달했다.
mokiy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