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4월부터 의회 우회 방안 검토
민주당 조사대비 행정특권 활용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3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대통령 거부권을 적극 행사해 야당의 입법 추진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악관도 민주당의 의회 다수당 탈환 가능성에 대비해 의회 승인 없이 추진할 수 있는 행정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민주당의 행정부 조사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가 공개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나는 ‘미스터 비토(Mr. Veto·거부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국정을) 망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한두 달 동안 법안들이 계속 거부당하면 그들은 결국 시간 낭비를 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찾아와서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거부권을 통해 민주당의 입법을 저지하면서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상황에 대비해 주요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도 수개월째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등이 4월부터 이민, 관세, 정부 지출 등의 분야에서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해왔다고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이민, 관세, 주거비, 연방정부 지출 등 주요 정책 분야가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핵심광물과 풍력터빈 수입에 대한 신규 관세 부과, 유학생 및 임시 취업 비자 소지자에 대한 규제 강화, 주택·건설비 절감 조치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의회가 이미 승인한 예산을 활용해 어떤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지와, 연방 보조금 배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임명직 인사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또 백악관 법률고문 팀은 대통령이 법적으로 단독 행사할 수 있는 권한 범위와 그 권한의 한계를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예상되는 행정부 조사에도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고문 등 측근들과 주고받은 의사소통 내용이 의회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행정특권’을 주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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