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1964년생 재취업자 61.3%가 임시·일용직
소득 낮을수록 연금 수령액도 적어…정년 연장·부분연금 등 제언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년 이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의 소득 공백을 재취업과 지출 축소만으로 메우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새로 구한 일자리는 임시·일용직에 집중됐고, 소득이 낮은 취약가구는 소비 수준이 낮은데도 10곳 중 7곳 이상이 적자를 기록했다. 연금 수급 연령에 맞춰 고용 기간을 늘리는 한편, 재취업이 어려운 계층에는 별도의 소득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중고령층 소득공백(Income Crevasse)의 현황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61~1964년생의 소득공백기 고용률은 66.5%로 정년 전인 55~59세 때의 73.8%보다 7.3%포인트 낮았다. 안정적인 상용직 일자리에서 이탈하는 것이 고용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재취업에 성공해도 일자리의 질은 이전 일자리를 유지한 경우에 미치지 못했다. 이 출생집단에서 60세 이후 새 일자리로 진입한 취업자의 61.3%는 임시·일용직이었다. 재진입자 중 임금근로자로 한정한 정규직 비율은 22.1%로, 기존 일자리를 유지한 임금근로자의 정규직 비율인 59.0%와 차이가 컸다.
임금근로자의 월 중위임금도 새 일자리 진입 집단은 220만원으로, 기존 일자리를 유지한 집단의 266만원보다 낮았다. 금액은 2025년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일자리를 다시 얻더라도 고용 안정성과 임금 수준을 함께 확보하기 어려운 셈이다.
그러나 연금을 받기 전까지 가계가 의존하는 소득원은 여전히 노동이었다. 가구주가 1961~1964년생인 소득공백기 가구는 근로·사업소득이 전체 경상소득의 83.0%를 차지했다. 배우자의 취업 확대 등을 통해 가구주의 소득 감소를 보완하는 효과도 뚜렷하지 않았다.
가계의 어려움은 소득이 낮은 집단에 집중됐다. 연구진은 1957~1964년생 가구주가 있는 소득공백기 가구를 분석하면서, 같은 출생집단의 정년 전인 55~59세 때 중위소득을 비교 기준으로 삼았다. 가구원 수를 보정한 소득이 이 기준선의 절반에 못 미치는 가구는 출생집단별로 15.6~17.2%였다.
두 출생집단을 합산하면 이 취약가구의 72.5%가 적자였다. 소득이 기준선 이상인 가구의 적자 비율 23.4%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같은 가구의 소득이 퇴직 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각 출생집단의 정년 전 중위소득과 비교해 소득 수준이 낮은 가구를 분류한 결과다.
취약가구는 외식·여가·의류 등 상대적으로 조정하기 쉬운 지출도 적었다. 가구원 수를 보정한 월 재량지출은 21만3000원으로, 소득이 기준선 이상인 가구의 61만6000원 중 약 3분의 1에 그쳤다. 소비를 억제해도 식료품비와 주거비, 의료비 등 필수지출을 감당하기 빠듯한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연금도 취약가구의 부족한 소득을 충분히 보완하지 못했다. 공적연금을 받는 가구만 비교했을 때 월평균 수령액은 취약집단이 52만7000원으로, 소득이 기준선 이상인 집단의 191만8000원보다 적었다. 보고서에 제시된 2023년 기준 60~64세 인구의 퇴직연금 수급률도 1.4%에 그쳤다.
소득 공백은 앞으로 더 길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의 정상 노령연금 지급개시연령은 1961~1964년생 63세, 1965~1968년생 64세, 1969년생 이후 65세다. 60세 퇴직을 기준으로 연금 수급까지 3~5년의 간격이 생기는 구조다.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은 60세 미만이다. 다만 60세 이후에도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임의계속가입 제도가 있어, 이 연령대의 국민연금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지적한 문제는 의무가입 종료와 정상 연금 수급 사이의 간격을 메울 고용·소득보장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연금 지급개시연령과 연계한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는 재고용 등을 통한 고용 기간 연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득 파악이 쉬운 사업장가입자부터 국민연금 가입 상한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필요한 기간에 연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연금제 도입과 함께, 소득공백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기초생활보장·실업급여 자격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제언했다. 민간 일자리로 복귀하기 어려운 계층에는 연금 수급 전까지 생계를 잇는 공공 일자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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