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삼성 ‘텃밭’ 텍사스서 투자 실사 진행

삼성, 현지 대학교·고교 인력양성 지원 확대

美 생산시설 확대 불구 반도체 기술자 만성부족

삼성 내달 테일러 파운드리 2공장 증설 착수

TSMC와 텍사스서 인력확보 두고 격돌 불가피

<편집자주>

‘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AI 혁명의 핵심인 ‘칩(Chip)’과 이를 만드는 ‘팹(Fab)’을 잇는 이름으로,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처럼 반도체 산업의 쉼 없는 진보를 담은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기술은 쉽게, 뉴스 이면의 이야기와 산업의 흐름은 깊이 있게 전하며, AI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독자들과 함께 읽어갑니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SAS)은 15일 미국 텍사스에서 ‘메이드 인 텍사스: 무한한 기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인력 양성 등을 위한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AS 페이스북]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SAS)은 15일 미국 텍사스에서 ‘메이드 인 텍사스: 무한한 기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인력 양성 등을 위한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AS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TSMC가 삼성전자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텍사스에 신규 팹(fab) 건설을 검토하면서 향후 텍사스에서 펼쳐질 양사의 경쟁에 벌써부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이미 텍사스에 현장조사 팀을 파견했다”고 공식화하며 현지 생산시설 확장 계획에 불을 붙였다.

같은 날 삼성전자 현지 법인은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텍사스 지역사회 및 대학 등에 총 2284만달러(약 306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미국에서 첨단 파운드리 수주 경쟁을 벌이는 양사가 반도체 인력난에 부딪힌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벌이는 인력 확보전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텍사스 대학 인재에 600만불…고교 인턴십도 확대

구본영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장이 15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메이드 인 텍사스: 무한한 기회’ 행사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SAS 페이스북]
구본영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장이 15일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메이드 인 텍사스: 무한한 기회’ 행사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SAS 페이스북]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은 현지에서 ‘메이드 인 텍사스: 무한한 기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먼저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5성(5-Star) 인력 개발 파트너십’에 올해 266만달러(약 35억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텍사스 A&M 대학교과의 파트너십도 3년 연장해 각각 연간 100만달러( 약 13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오스틴 커뮤니티 칼리지·스킬포인트 얼라이언스·텍사스 주립기술대학 등에도 3년간 총 66만달러(약 8억8000만원)를 제공한다.

해당 투자금은 장학금과 연구 지원, 교육과정 개발, 직업훈련 및 교육자원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어서 텍사스 현지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원활한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내 고등학생 대상 유급 인턴십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내년 여름부터 참가 학생 수를 기존 24명에서 3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에 신설한 ‘스파크!(Spark!)’ 프로그램을 통해 텍사스 지역사회 비영리 단체 14곳에 1000만달러(악 130억원)를 지원하며 상생 노력을 이어간다.

‘만성부족’ 숙련 기술직 양성도 책임…텍사스에 밀착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SAS)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Taylor ISD)와 손잡고 신규 숙련 기술직 취업 연계 프로그램인 ‘STEP’에 15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SAS 페이스북]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SAS)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독립교육구(Taylor ISD)와 손잡고 신규 숙련 기술직 취업 연계 프로그램인 ‘STEP’에 15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SAS 페이스북]

삼성전자는 테일러 독립교육구(Taylor ISD)와 손잡고 신규 숙련 기술직 취업 연계 프로그램인 ‘STEP’에 150만달러(약 2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STEP은 전기 기술자를 비롯해 용접공, 배관공, 냉난방공조(HVAC) 기술자 등을 양성하는 직업훈련 강화 프로그램이다.

앞서 조상연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부사장)은 자신의 SNS에서 “팹은 전기공, 배관공, 기술자들이 있어야 돌아가는데 현재 이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텍사스에서 대학, 커뮤니티 칼리지, 고등학교와 협력해 관련 인력을 양성 중이지만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총 300억원 규모의 투자는 텍사스 지역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투자 확대 의지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테일러에 구축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1공장이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앞둔 가운데 다음 2공장 증설 착수를 계획하고 있다. 그만큼 텍사스에 더욱 밀착하며 미국 현지 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구본영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법인장은 “(삼성전자의) ‘스파크!’와 인력 개발 프로그램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지역사회 활동, 숙련 기술직 양성을 지원해 더욱 견고하고 긴밀하게 연결된 지역사회와 탄탄한 인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SMC도 텍사스 ‘눈독’…반도체 인력확보전 불 붙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조성한 생산시설 전경. [TSMC 홈페이지]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조성한 생산시설 전경. [TSMC 홈페이지]

현재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은 텍사스 오스틴과 테일러 사업장에서 4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생산시설 확장에 따라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최대 15만7000명의 반도체 인력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TSMC까지 텍사스 공장 건설에 나설 경우 양사 경쟁은 인력확보전으로 번질 전망이다. TSMC는 이미 지난 9월 삼성전자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텍사스 A&M 대학교를 찾아 채용 설명회 행사를 갖기도 했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에 강점을 가진 반면 생산은 전적으로 아시아에 의존해와 현지 제조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TSMC가 초기 생산시설 구축·운영 작업에 한국·대만 본사 인력을 파견하는 이유다.

TSMC는 그동안 애리조나에 2650억달러(약 353조원)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생산능력을 무섭게 확장해왔다. 현재 애리조나 2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장비 반입을 진행 중이다. 양산은 당초 계획보다 빠른 2027년 3분기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공급량을 크게 초과한 데다 테슬라가 텍사스에서 추진하는 대형 반도체 공장 ‘테라팹’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추가 생산시설 후보지로 텍사스를 올린 상태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