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억 이하 아파트 거래 17%→22%
디딤돌대출 6억 초과하면 받을 수 없어
매수세에 값도 올라…“저가 아파트 소멸”
[헤럴드경제=홍승희·윤승현 기자]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 1채 이상이 ‘6억원 이하’ 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 급등에 대출 문턱마저 높아지자,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세 6억원 이하의 집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등록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 4만8915건(공공기관 매수 제외)중 절반 이상은 10억원 이하(2만7041건, 55%)에 집중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7%) 보다 8%포인트(p)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정책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올해 들어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건수는 1만709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9569건) 보다 11% 이상 늘었다. 전체 거래 비중도 17%에서 21.9%로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84주 연속 상승세(한국부동산원)를 보이는 가운데, 이 같은 저가 아파트 매수 비중 확대는 이례적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초 15억2162만원에서 지난달 16억739만원으로 올랐다.
시장에선 6억원 아래 아파트로 매수세가 집중된 늘어난 것을 두고, 당장 살 집을 구하지 못한 무주택 세대가 정책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5~6억원대 외곽의 아파트를 매입했기 때문으로 본다. 현재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이고 부부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경우 5억원 이하 아파트를 살 때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신혼부부이거나 2자녀 이상 가구는 6억원 아파트까지 정책대출이 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주택담보비율(LTV) 70%·총부채상환비율(DTI) 60% 및 최대 2억원(생애최초 주택구입자 2억4000만원, 신혼·2자녀 이상 가구는 3억2000만원)까지다.
실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비켜간 정책대출을 활용하려는 수요는 점차 증가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의 디딤돌대출 실행 건수는 3265건으로 지난해 연간 건수인 5306건의 61.5%를 이미 달성했다. 실행된 대출금액 역시 8451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금액의 5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전셋값 급등도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아파트 매수를 서두르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KB부동산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7억1178만원으로 통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한강 이북의 강북14개구는 5억9351만원으로 6억원에 육박했고, 강남11개구는 8억1877만원을 기록했다.
저가 아파트 거래 건수는 실제로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모든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6억원 이하 아파트도 전부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해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는 최장 3주, 그리고 실거래 등록은 30일 이내로 소요된다.
문제는 6억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다 보니 매매가도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랑구 신내동에 소재한 신내11단지 대명아파트 4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실거래가가 4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15일 6억3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6억원을 넘겼다. 또 성북구 길음동의 길음현대 59㎡ 아파트도 지난 2월 5억98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3일 7억5700만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 서민들이 손이 닿는 저가 아파트가 실종되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낮은 가격대 아파트라도 ‘내 집 마련’을 해야겠다는 마지막 선택 수요가 몰린 결과”라며 “10억원 미만 소위 ‘저가 아파트’ 사이에서 키 맞추기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전세를 구하지 못해 자가를 원하는 수요가 지속해서 생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가 아파트가 점점 소멸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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