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금욕주의보다 적절한 피임법을 가르치는 성교육이 10대 임신발생률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7일(현지시간) 임신보건 문제 연구기관인 것마커(Guttmacher)연구소의 최근 연구자료를 인용, 적절한 피임법 덕분에 15~19세 여성의 임신율이 2007년부터 2013년 사이 3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것마커 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7~2012년 사이 15~19세 여성의 성관계 경험 건수는 줄지 않거나 증가한 반면 임신율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콘돔이나 피임약 등 피임을 한 10대 여성의 경우 임신가능성이 8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라 린드보거 선임연구원은 “특정 피임법이 효과적이라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피임만으로도 10대의 임신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금욕주의만 강조하는 성교육은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청소년 임신율이 급감하고 있지만 이는 피임의 활성화로 인한 것이지, 절제하는 학생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임을 하지 않거나 피임법을 모른채 성관계를 갖게된 15~19세 여성의 임신 가능성은 연간 최대 85%까지 증가했다.
금욕주의적 성교육을 강조하는 미국 보수단체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금욕주의적 성교육 재단인 ‘어센드’(Ascend)의 대표이사(CEO)이자 전국금욕교육협회(NAEA) 사무총장을 지냈던 발레리 휴버는 “연구결과가 매우 편파적이다”라며 “10대들의 성관계 경험과 피임 교육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성관계 경험을 하는 연령대를 늦추는 것을 일반화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대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는 금욕주의적 성교육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2년 건강보험 개혁법을 통해 사후피임약을 포함한 피임을 건강보험 대상에 적용했다. 201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가족이 경영하는 비상장 기업의 경우 기업주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피임약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판결했지만 상장 기업의 병원은 피임약과 피임시술을 건강보험 대상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보수적인 정권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 금욕주의 성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의 증거기반 중재(Evidence-Based Intervention) 센터는 금욕적인 성교육은 청소년의 임신이나 HIV 에이즈 감염을 예방하는 데에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