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방한객 170만 넘어 사상 최대…누적 방문객도 1000만 육박 -중국 의존도 높아져…9월부터 ‘사드 리스크’ 본격화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7월 국내로 입국한 외국인 방문객 숫자가 사상 최대를 돌파했다. 한ㆍ미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한국을 찾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역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중국 단체의 예약 취소가 늘어나는 등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월 외국인 입국자 사상 최대, ‘사드 악재’ 없었지만…

31일 법무부가 발표한 ‘출입국ㆍ외국인 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입국자는 171만8561명으로 전월(156만3343명) 대비 9.9% 늘어났다. 메르스 여파로 입국자가 급감했던 지난해 같은 달(64만4857명)에 비해서는 무려 266.5% 급증했다. 월별 외국인 입국자가 170만명을 넘어선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이번이 최초다.

이처럼 외국인 입국자가 사상 최대를 돌파한 가장 큰 원동력은 본격적인 휴가 시즌 등을 맞아 가까운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2만여명 입국자 가운데 중국인은 93만4656명으로 월별 기록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넘어섰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중국인은 54.4% 수준까지 치솟았고, 전달(77만명)과 비교해서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드 배치가 발표된 7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5주동안 한국을 찾은 요우커의 숫자는 약 102만8000명으로 사드 발표 직전 5주(6월 4일∼7월 7일)의 88만7000명보다 15.9% 증가해 ‘사드 리스크’가 사실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이어 일본(18만8023명), 미국(8만6080명), 대만(8만4303명) 등이 한국을 찾았다.

7월말까지 누적 외국인 입국자는 총 992만2308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738만7000명)에 비해 34.3% 증가했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당초 정부가 세웠던 목표치인 165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안심하기에 여전히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관광 예약이 2~3개월 전에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사드 리스크’가 9월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A페리의 경우 현재 중국인 예약자는 300여명으로 예년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들 역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8월 한ㆍ중 청소년 문화교류 행사에서는 중국인 중 80%가 참석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악재에 대비하기 위해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 의존도를 점차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 한류ㆍ쇼핑 위주의 테마를 다양화하고 관광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