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의 팔로워 수는 곧 권력이다. 더 많은 소통은 더 많은 공감을 낳고, 더 많은 공감은 다시 더 많은 ‘표’로 이어진다. 평균 연령이 55.5세(20대 국회 기준)에 이르는 국회의원 중 열에 아홉이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이유다.

국회의원들의 SNS 사용률 역시 소속 정당의 진보ㆍ보수 성향보다는 ‘규모’와 더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손가락 하나로 불특정 다수와 만날 수 있게 된 세상, SNS의 정치학이다.

17일 국회 입법조사처의 ‘20대 총선 후보자 및 당선자의 SNS 이용 동향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당선자 그룹의 1인당 트위터 팔로워 수는 평균 2만8312명인 반면, 낙선자를 포함한 전체 후보자 그룹의 1인당 트위터 팔로워 수는 단 1만4908명에 불과했다. 두 배에 가까운 차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및 계정 친구 수에서도 1500여명의 차이가 나타났다(당선자 그룹 1인당 평균 5002명, 전체 후보자 그룹 1인당 평균 3484명). ‘SNS를 지배하는 자가 민심도 얻을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홈페이지ㆍ트위터ㆍ페이스북ㆍ블로그ㆍ인스타그램ㆍ유튜브 등 6개 SNS 채널의 합계 사용률(정당별 각 채널 사용률 집계 후 합산)에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진보정당인 정의당을 크게 앞질렀다는 것이다. 6개 SNS 채널의 합계 사용률은 더불어민주당이 291%로 가장 높았고, 새누리당이 282.7%로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국민의당(198.3%, 3위)과 정의당(174.6, 4위)이 그 뒤를 이었다.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SNS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통설을 뒤엎고, 정당의 규모(새누리당 탈당파 복당 전) 순서대로 통합 SNS 사용률이 나온 것이다. 앞서 언급된 ‘SNS 활용도와 당락의 방정식’과도 일치하는 결과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각 정당이 선호하는 SNS 채널의 차이도 뚜렷이 드러났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블로그 사용률이 유독 도드라진 반면(사용률 각각 77.0%, 57.3%, 47.1%), 더민주는 트위터(73.1%)를 주로 사용했다(4당에서 모두 사용률 1위를 차지한 페이스북은 차별점이 없으므로 제외).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