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새누리당 제 4차 전당대회가 9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렸다. 당대표 후보 4인은 모두 한국 정당 정치의 폐해를 지적했다. 자신이 그 최전선에서 고초와 시련을 겪고 온몸으로 돌파해왔음을 강조했다. 이정현 후보는 ‘지역주의’ 때문에 서러웠다고 했다. 한선교 후보는 ‘계파공천’의 피해자였다고 했다. 주호영 후보는 지난 4ㆍ13 총선에서 당내 공천파동의 최대 희생자였음을 강조했다. 이주영 후보는 당대표 경선 과정 중에 나타난 비박의 ‘상왕정치’와 친박의 ‘오더정치’를 비판했다.

[與전당대회]당권주자 4인4색 ‘희생자론’…‘지역주의’ ‘계파공천’ ‘공천파동’ ‘오더정치’

당대표 후보 합동 연설 첫 단상에 오른 이정현 의원은 영상 홍보물을 통해 “새누리당에서는 호남출신이라서, 호남에서는 새누리당 출신이라서 지난 세월이 서러웠다”고 했다. 보수여당으로서 호남에서 3선에 성공한 경력을 들어 “지역주의 벽을 넘어섰다”고 했다. 이 의원은 연설에서 “저 이정현이 당대표 되면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이라며 “해방 이래로, 헌정사 이래로 호남 출신 처음으로 보수 정당 당대표가 되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한선교 의원은 “나는 원조 친박”이라며 “박 대통령이 말했지만 천막당사 정신을 가진 원조친박”이라고 했다. 4선인 한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친이계로부터 이른바 ‘공천 학살’로 낙천, 친박무소속연대로 출마해 당선된 후 당시 한나라당으로 복당했다. 이날도 한 의원은 10년간 지역구를 닦아왔지만 이번 총선에서 전략공천으로 배제돼 국회 입성에 실패한 한 원외위원장의 사례를 들어 계파공천의 폐해를 지적했다.

주호영 의원은 “공천파동의 최대 피해자였던 저 주호영이 앞장서서 화해를 외친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4ㆍ13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고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다. 주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야권 분열로 압승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계파 이익에 빠져서 오만한 공천, 막장공천, 진박 감별, 막말 파동, 이런 것이 겹쳐서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냈기 때문”에 참패했다고 주장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도 지지않고 국민들의 경고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당대표 하겠다고 나왔다”며 친박을 겨냥해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이주영 의원은 이번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친ㆍ비박의 ‘오더정치’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 의원은 “대권주자들이 드러내놓고 조종하는 비박의 ‘상왕정치’, 그의 반작용으로 초래된 친박의 ‘오더정치’”라면서 “당원이 주인되도록 혁신하겠다면서 거꾸로 당원을 종으로 만드는 오더정치, 이것이야말로 반혁신의 표본 아닌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