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병아리. 고양이들보다, 심지어 사람보다도 크다. 웃자란 병아리를 쓰다듬는 여고생은 ‘동병상련’을 느낀다. 어느새 노란 빛을 잃고 회색빛으로 자랄 병아리를 보며, 회색빛 세상에 내 몰린, 혹은 너무 일찍 눈을 떠 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오세경 작가의 작품이다.
세종대학교 회화과와 동양화과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를 마친 작가는 한지에 아크릴을 이용한 작업을 하고 있다. 화면 곳곳에는 여고생이 등장한다. 부업으로 강사 생활을 오래하며 찾은 작가만의 상징적인 도상이다.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은 것처럼 강렬한 이미지의 화면은 피사체를 부각시키고 주변의 모습들을 암흑 속에 감췄다. 대상이 놓여진 주변의 사정들은 섬광 너머 회색빛 어둠 속에서 재조명된다.
OCI미술관(서울시 종로구 수송동)이 28일부터 8월 21일까지 ‘2016 OCI 영크리에이티브(Young Creatives)’전에서 오세경 작가를 소개했다.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전시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