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미국의 성장모멘텀 둔화, 유로존과 일본의 미약한 회복세, 브렉시트(Brexit) 파장, 신흥국의 성장 정체 등의 산적한 악재로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것이 세계경제의 새로운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주요국의 통화 및 재정 등 정책적 대응여력이 제한되면서 새로운 경제충격이 올 경우 추가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서울 은행회관에서 정부와 금융ㆍ연구기관, 공기업ㆍ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2016년 하반기 국제금융센터 동향 설명회’를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브렉시트, 미 금리인상, 차이나 리스크 등 불안요인을 제시했다.

(토/생)“저성장 고착화가 세계경제 새 불안요인, 대응여력도 제한”…6대 관전포인트

이번 설명회에서 국제금융센터는 세계경제가 2012년부터 3%대 초반의 낮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성장률이 전년의 3.1%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저성장 고착화가 세계경제의 또다른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요국의 통화ㆍ재정 정책 대응여력이 제한되면서 새로운 충격시 추가하락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미 금리인상 ▷차이나 리스크 ▷일본 국채시장 ▷신흥국 불안 ▷국제유가 등 6대 관전포인트의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브렉시트=영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유럽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대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은 내수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0%에서 1.0~1.5%로 하락하고 유로존도 1.5%에서 1.1~1.3%까지 둔화될 소지가 있다. 국가별로 보면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독일 등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고, 동남부 유럽국의 외화자금 경색 가능성이 있다.

국민투표 요구가 네덜란드, 핀란드, 프랑스 등으로 확산되면서 고립주의 움직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은 즉각적인 탈퇴 통고보다는 사전적 조약점검 과정을 거쳐 새총리 취임 이후 탈퇴협상을 시작, 브렉시트에는 2~7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토/생)“저성장 고착화가 세계경제 새 불안요인, 대응여력도 제한”…6대 관전포인트

▶미 금리인상=전통적인 통화정책 판단지표들이 금리인상을 뒷받침하고 있으나, 연준위원 및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경로가 하향조정되는 추세다. 이는 대내외 불안요인들로 인해 중립금리가 크게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

금리인상의 최종목표는 2015년초 3.75%에서 2015년말 3.50%→2016년 3월 3.25%→2016년 6월 3.0%로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 금융시장의 안정 여부가 금리인상의 주요 결정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중시 금리정책이 뉴 노멀(New Normal)이 될 전망이다.

▶차이나리스크=경착률 소지는 줄어들었지만, 정부지출과 서비스업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시켜 완만한 경기둔화가 예상된다. 성장률은 지난해 6.9%에서 올해 6.5%, 내년 6.3%로 둔화되고, 브랙시트로 성장률이 0.1%포인트 정도 하락할 전망이다.

중국경제의 3가지 주요 리스크로 ▷기업부실 ▷금융불안 ▷부동산 거품 을 꼽을 수 있다. 기업개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채 및 과잉생산 문제가 장기화하고, 브렉시트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자본이탈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현재 성장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가파른 조정국면에 진입할 경우 경기부진이 심화되고 은행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국채시장=정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250%로, 국채수익률이 장기물까지 마이너스권으로 하락하는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 양적ㆍ질적 완화에 따른 국채 유동성 감소와 금융기관의 국채보유 기피 등으로 국채수익률의 상승압력이 증대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 연기로 재정건전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면서 공급측면에서도 수익률 상승요인이 우세하다.

국채수익률의 급변동 여지가 커지는 가운데 외국인 거래비중이 증가해 국채시장 불안이 외환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채시장 불안이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환율불안이 다시 국채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흥국 불안=기업부채를 중심으로 총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외화부채 부담도 상당한 반면 정책여력은 제한돼 신흥국이 대외충격에 취약한 상태다. 중국, 칠레, 헝가리 등 신흥국의 기업부채가 GDP의 80%를 상회하는 등 위험수위에 접근해 있다.

(토/생)“저성장 고착화가 세계경제 새 불안요인, 대응여력도 제한”…6대 관전포인트

신흥국 전체적으로 단기외채가 GDP의 7.7%로 과거 위기 수준(7.4%)을 넘어섰고, 역외 자회사를 통해 조달한 모기업부채까지 포함하면 GDP의 15%를 넘는다. 미국 금리인상 및 중국 경제ㆍ금융불안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돼 신흥국 자금이탈이 확대되면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브렉시트는 달러강세, 위안화 약세 등을 통해 신흥국 불안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 향방=장기 약세국면이 종료됐지만, 상승 추세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2월 이후 강한 반등세를 보이다 6월24일 브렉시트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 축소로 유가가 저점을 탈피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과잉 해소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상승 추세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로 분석된다.

하반기 중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되나 브렉시트 등으로 글로벌 공급과잉 해소 지연시 재차 하락국면에 진입할 소지가 있다. 수급불균형 완화로 상저하고가 예상되나 공급과잉 관련 명확한 시그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박스권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수요부진 및 공급경쟁 심화, 투기자금 매도 등이 타나날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약세장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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