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금융 이종 산업 간 협업…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자산 관심↑
업계, 이색 상품으로 차별화…거래소는 진입 장벽 낮춰 MZ 공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MZ세대를 겨냥한 유통 업계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협업이 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코인 마케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유통업계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업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편의점 이마트24다. 이마트24는 지난 10월 빗썸과 손잡고 ‘이더리움 함박 스테이킹 파스타 도시락(사진)’을 5900원에 선보였다. 이마트24와 빗썸은 고객에게 가상자산은 물론, ‘스테이킹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도시락’은 이더리움(ETH)을 포함해 3만원 상당의 혜택, 메뉴 구성, 구매가 기부로 이어지는 착한 도시락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출시 후 줄곧 이마트24 앱 인기 검색 상품 1위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판매됐다. 출시 12일 만에 준비 수량이 모두 완판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도 이마트24는 빗썸과 손잡고 ‘비트코인 도시락’을 선보였다. 비트코인 도시락은 도시락을 사면 누구나 1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입소문을 탔다. 준비했던 3만 개 물량은 10일 만에 조기 완판됐다.
편의점 CU도 지난 5월 ‘비트코인 피자데이’를 맞아 상품을 구매하면 비트코인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비트코인 피자데이는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현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해 피자 두 판을 구매한 2010년 5월 22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SPC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지난 7월 빗썸과 협업해 ‘금빛 코인 리워드’를 진행했다. ‘금빛 코인 리워드’는 던킨 매장에서 제품 구매 시 빗썸 앱에서 비트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후 유통업과 금융권의 이종 산업 간 협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직전 분기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시가총액(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제출자료 기준)은 5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43조6000억원)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1087조원으로 2023년 하반기(649조원) 대비 67% 증가했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5일 오전 7만 달러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은 약 일주일 만에 25% 이상 뛰어올랐다.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정부는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거래소는 접근성이 좋은 유통 업계와의 협업이 가산자산을 홍보하고 신규 회원을 유입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빗썸 관계자는 “유통업은 생활에 밀접한 곳으로, 평소 거리감이 느껴지던 가상자산의 이미지도 친숙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협업 상품이 빠르게 완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다양한 유통 업체들과 색다른 이벤트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 업계 역시 이색 상품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를 노리며 협업에 적극적이다. 특히 핵심 고객층이 MZ세대라는 점에서 윈윈 효과를 보고 있다. 유통 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을, 가상자산 업계는 주 투자자인 2030세대를 공략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잠재적 고객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라며 “특히 편의점 등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효과도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