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딸이 경북대 의대 편입학 시험 당시 아버지 지인인 특정 심사위원들로부터 받은 ‘구술고사 만점’이 합격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17일 제기됐다.

정 후보자 딸은 지난 2016년 12월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일 당시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전형에 지원해 합격해 현재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레지던트로 근무 중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북대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2017학년도 의과대학 학사편입학 전형 최종 합격자 사정 조서'에 따르면 딸 정씨는 고사실 3곳을 돌며 치르는 구술평가에서 3고사실 한 곳에서만 60점 만점을 받았다.

고사실별로 3명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구술평가에서 정씨는 3고사실만 7점~9점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사실 별 점수는 1고사실 53점(17점·19점·17점), 2고사실 51점(17점·17점·17점), 3고사실 60점(20점·20점·20점)이다. 이때 타 고사실보다 높은 만점을 준 3고사실 심사위원 3명은 당시 경북대 의대 부학장이었던 박태인 교수, 정 후보자와 논문을 함께 집필한 공저자 2명으로 알려졌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

고 의원실은 예비 후보 5번으로 합격한 정씨의 총점이 불합격한 최고점자와 6.81점 차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7점 이상 높은 점수를 준 3고사실이 없었다면,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다는 논리를 펼치면서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정씨 말고도 다른 고사실에서 구술평가 만점을 받은 지원자가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 지원자는 앞서 1·2고사실 심사위원 6명 모두로부터 만점을 받아 전체 전형에서도 1위를 한 학생이다.

고 의원은 "정 후보자 딸은 유독 아버지와 인연이 있는 3고사실 면접위원 3명으로부터 20점 만점을 받았다"면서 "3고사실에서 만점을 몰아준 것이 당락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딸과 아들 등 두 자녀의 경북대의대 편입학 특혜 의혹에 대해 "저의 지위를 이용한 어떠한 부당 행위도 없었다"며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