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택시기사 때리고 경찰 폭행한 카이스트 교수, 왜 그랬나 묻자…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는 택시에서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가 재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21일 대전지법 형사4단독(이제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A(62)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 공판에서 A씨는 홀로 법정에 나와 "법적 다툼의 여지 없이 공소사실을 다 인정하기 때문에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택시 기사를 폭행한 이유를 묻자 A씨는 "술에 취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서초구에서 '대전으로 가자'며 택시를 탔고, 이후 차 안에서 술에 취해 기사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팔을 잡아당기는 등 운전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택시 기사는 승객의 폭행 속에 30km를 넘게 달리다 결국 휴게소에 차를 세웠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출동한 경찰관 얼굴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피해 택시 기사와 합의를 위해 연락처를 수소문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면서도 "오늘 재판에 앞서 법원에서 우연히 피해자를 만나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A씨는 '중한 범죄라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재판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2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