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가진 엄마가 성폭행을 덮어?”…남현희, ‘펜싱학원 사건’ 묵인에 ‘비난’ ↑
남현희 [남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가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던 자신의 펜싱 아카데미에서 코치의 미성년자 성폭력 의혹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남씨가 11살 된 딸을 둔 엄마라는 점에서 "딸 가진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JTBC에 따르면, 펜싱 아카데미에 근무하던 20대 A코치는 여중생 한명을 수개월 동안 성폭행하고, 여고생 한명을 6개월 넘게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7월 경찰 조사를 받던 A코치가 돌연 숨진 채 발견되면서 수사는 종결됐다.

JTBC는 펜싱 아카데미의 대표인 남씨와 공동대표로 알려진 전청조(27)씨가 경찰 신고 이전부터 A코치의 미성년자 성폭력 의혹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7월4일 남씨와 전씨, 학부모 7명이 A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관해 얘기하는 자리에서 촬영됐다.

남씨는 학부모들에게 “××(강제추행 피해 학생)와도 제가 단둘이 한두번 정도 얘기를 나눴다. 무슨 일 있었냐? ××가 선생님(A코치)이 만졌고. 근데 저는 이게 ××한테 들은 얘기고. 뭐가 정보가 없지 않냐”라고 말했다.

남씨가 이미 피해 학생으로부터 성폭력 의혹에 대해 들었지만 들은 얘기 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단 취지로 말했다.

피해 학생 측에 따르면, 남씨는 경찰 신고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 이미 피해자 어머니와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JTBC는 남씨가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곧바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결국 경찰 신고가 될 때까지 또 다른 피해는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체육지도자는 성폭력 피해 의심이 있을 경우 스포츠 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 한다.

더욱이 전씨가 학부모 앞에서 피해 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영상에서 전씨는 간담회 자리에서 “(A코치가) ××랑 뽀뽀하고 안은 건 사실이다”고 설명하며, 아직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학부모들 앞에서 피해자의 실명과 피해 내용까지 거론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성폭행을 알고도 묵인한 남씨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딸을 가진 엄마가 성폭행을 덮는다고? 딸이 있는 사람이, 딸한테 부끄럽지 않느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딸 가진 엄마라면 상식적으로 딸 뻘 되는 제자가 성폭행을 당했는데, 분개하고 즉각 조치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메달 따고 유명해지면 뭐하나. 인성이 중요하지", "성폭력 사실 따지기 전에 무조건 신고부터 했어야지, 너무 실망이다", "본인 말대로 한국에서 살기 힘들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남씨가 성폭행을 알고도 묵인한 것이 아니라 본인한테 피해가 갈까 봐 피해 여학생에게 사실을 알리면 앞으로 펜싱계에 발도 못디디게 할 거라고 되려 협박을 했다는 것이 수개월 전부터 펜싱 학생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남씨는 전씨와의 결별 선언 이후 27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펜싱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 논란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남씨는 "대표 입장에서 잘못한 부분을 인정한다. 그런데 바보라고 하실 수 있지만 전씨가 굉장히 해결을 많이 해줄 것처럼 했기 때문에 제가 의지를 많이 해서 이런 일이 발생됐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선 많은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