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나스닥, 각각 1.75%·1.55% 하락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 증시 주요지수가 미국·중국 갈등 고조와 경제상황 불안에 2% 안팎으로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16.81포인트(2.17%) 급락한 2만3247.9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보다 50.12포인트(1.75%) 하락한 2820.00에, 나스닥 역시 139.38포인트(1.55%) 내린 8863.17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제롬 파월 의장의 경기 진단 등을 주시하는 분위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중국에서 온 전염병으로 타격 받았다”며 또 다시 중국을 겨냥한 쓴소리를 내뱄었다. 그는 100개의 무역합의도 코로나19로 인한 무고한 죽음 등의 피해를 메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내놨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책임론과 무역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연방수사국(FBI) 등 미 정보 기관들도 중국이 미국의 코로나19 연구를 해킹해 정보를 빼내려 했다고 공식 발표하면 중국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기업이 국가 안보에 위험을 가하는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1년 더 연장했다. 이는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판매를 막는 조치다.
미국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는 특별회의를 열고 연방공무원저축계정(TSP)이 중국 주식에 투자하려던 계획 이행을 중단키로 의결했다. 백악관이 요구했던 앞서 조치다.\
중국의 반발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정부가 소송과 입법 등으로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추궁하려는 미국의 주나 의원, 단체 및 개인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단순히 상징적인 보복이 아니라 실질적인 고통을 주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경제 우려 메시지도 주요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파월 의장은 이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화상 강연에서 향후 경제에 대해 “매우 불확실하고, 심각한 하방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통제되면 경제가 상당폭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회복 속도가 원하는 것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도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양쪽에서 추가 부양이 필요할 것이란 견해도 재차 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는 현재 연준이 고려하고 있는 정책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라고 압박하는 등 최근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기대가 부상했었다.
월가의 거물급 투자자들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을 내놓은 점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창립자는 증시가 닷컴버블 이후 역사상 두 번째로 고평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 뒤켄패밀리오피스 대표도 미국 증시가 역사적인 수준으로 과대 평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