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실각이 기정사실화 하면서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선‘장성택 없는’북한을 보는 중국정부의 시각이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고 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는 장성택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2인자'란 수식어를 달고다녔고, 북한의 대표적 ‘중국통’이자 친중인사였기 때문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보도가 인용한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장성택과 그 측근들은 오래전부터 북중관계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북중경협 전반을 주물러왔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황금평 특구나 나진 특구를 비롯해 중국 내에서 운영되는 각종 외자유치 기업들에 장성택 라인의 ‘입김’이 작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김정은 체제를 신뢰한 것은 장성택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의 장성택에 대한 믿음이 꽤 두터웠다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 내 그의‘입지‘는 지난해 8월 방중 과정에서 간접 확인되기도 했다.
중국은 당시 베이징에서 열린 북ㆍ중 공동지도위원회 제3차 회의소식에 참석차 방중한 장 부위원장 일행에게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을 숙소로 제공했다. 중국에서 휴가 중이던 류훙차이(劉洪才)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휴가일정을 취소하고장 부위원장과 동행하기도 했다. 일부 탈북자들은 이를 두고 ‘지도자급 대우’라는 평가까지 내놨다.
그럼에도 장성택의 몰락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첫 공식반응은 냉담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당국이 장성택의 숙청을 공식 확인한 9일 ”그것은 조선(북한)의 내부적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평가를 거부한 채 ”중국은 전통적인 중조(중북) 우호협력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택 실각은 중국과 관계 없는 일로, 이번 사건이 양국관계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중국의 대북외교 원칙을 고려해볼 때 이는‘매우 당연한 반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북외교에서 ‘(북한)내부안정’을 최우선으로 강조해 온 중국이 김정은 체제가 잘 유지되는 상황에서 굳이 장성택 실각에 왈가왈부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중국이 ‘북중우호’부터 강조한 것은 북한이 이번 사태로 혹시라도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 요소가 증대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중국이 비록 이번 장성택 사태에서 한두 발짝 물러서 있는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몹시 곤혹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많은 북중경협 사업이 장성택 라인을 거쳐 추진돼온 상황에서 ‘사령탑’이 갑자기 사라지면 각종 사업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장성택 북한의 대외 경협이 중단될 가능성이 클 것”을 예상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